3월 수출 21억달러…2016년 2월후 최저
수출물량 증가 불구 유가하락에 금액 감소
상대국도 70개국서 46개국으로 크게 줄어
최대 대상국 중국 수출액 전년보다 18% ↓
국내 정유업계가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급락,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4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 손실을 낸 가운데 해외 수출액마저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유업은 석유제품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 수출하며 국내 대표 수출산업으로 명맥을 이어왔지만 최근 글로벌 불황으로 인해 그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올해 3월 석유제품 해외 수출액은 2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14억9000만달러) 이후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출 물량은 2016년 2월 3830만 배럴에서 올 3월 4830만 배럴로 26.1% 증가했지만 최근 저유가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여파로 총 수출금액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수출금액이 한때 44억7000만달러까지 치솟았던 2018년 10월과 비교하면 51.6% 급감해 하락폭은 더 컸다. 2018년 당시 배럴당 76달러까지 올랐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최근 2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수출금액 감소로 이어졌다.
정유업계는 그동안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꾸준히 수출 물량을 확대하며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해왔다. 최근 4년간 국내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의 50%에 가까운 물량이 해외 시장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제 수출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상대국도 크게 감소했다. 2012년 41개국에서 줄곧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70개국으로 수출 전선을 넓혔지만 올 3월 현재 46개국으로 쪼그라들었다. 러시아, 브루나이, 몽골, 캄보디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나라가 수출상대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수출 버팀목이었던 중국으로의 수출 실적도 감소했다. 작년 3월 석유제품의 대중(對中) 수출금액은 5억4810만달러였지만 올해 3월에는 4억4880만달러로 18% 줄어들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의 지리적 근접성과 2015년 12월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우리나라의 최대 석유제품 수출대상국 자리를 지켜왔다. 작년만 하더라도 석유제품 수출물량 중 중국 시장이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항공 및 교통 통제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수출금액도 급감하는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자체적으로 정제시설을 구축한 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수출실적 하락 우려는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이처럼 해외 주력시장에서의 수요 둔화까지 심각한 상태에 놓이면서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들의 부담도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제 힘을 잃은 마당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과 신흥국들의 정제설비 증설까지 더해지면 국내 정유산업의 경쟁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정부의 세제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