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자동차수출 80% 급감
철강 계열사들 신용등급 강등
현대로템, 부동산·자회사 매각
CJ CGV, 유상증자로 자본수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에 따른 수출 쇼크가 굴지의 10대 그룹 계열사들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4월 이후 한국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이 급감하면서 주력 계열사들에 공급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들의 경영난이 한층 가중되는 모습이다. 유동 자금이 초우량 기업으로만 몰리는 자금의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기업 그룹 계열사일지라도 기초 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현 상황을 ‘경제전시상황’으로 규정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245조원을 기업 지원과 일자리 대책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경제 현장 곳곳으로 정책 효과가 스며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현대로템이 현금성 자산의 감소 속에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3분의1을 차지하던 해외 전동차 수출의 급감이 불가피해지면서 위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에 현대로템은 그룹 계열사의 간접 지원책을 동원하고 있다.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계열사로부터 170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지난달 24일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에 보유 부동산과 보유 자회사 지분을 각각 매각했다. 현대로템은 처분 목적을 유동성 확보라 명시했다. 현대로템은 이에 앞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또한 회사채 시장의 급랭에 따른 조치였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철강 회사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달 10일까지 자동차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해 증평공장을 증설하는 과정에서 자본 지출이 커지며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의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해 순차입금이 1086억원 증가하며 3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진행된 지분매입 등이 재무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유럽 등 주력 수출 시장들이 언제 정상화가 가능할 지 예상 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현 수출 감소세는 향후에도 수개월 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1차적으로 수출 시장에서 타격을 받는 대기업 뿐 아니라 연관된 그룹의 계열사와 이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하청 중소기업들로도 연쇄적인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화그룹의 레저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업종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에 취약한 이유로 최근 발행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이 BBB+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25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1분기에도 적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 1 분기 콘도 가동률, 골프장 내장객수, 호텔 가동률 등이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식자재유통 및 급식사업 부문의 매각을 지난 2월 마무리짓고 약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추가적인 자산 유동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CJ그룹의 CJ CGV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716억원의 충격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CJ CGV는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르자 유동자금 확보 창구를 회사채 발행 대신 시장의 직접 조달로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