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무표 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장>
코로나19 사태로 새삼 가치를 재발견해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게 있다. 바로 우리 건강보험제도다.
익히 알겠지만,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한국의 효과적 대응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부러움과 찬사를 함께 보냈다.
그들이 부러운 눈으로 쳐다본 것은 신속한 검사와 격리치료 등 의료체계. 감염자나 의심환자 모두 비용 걱정 없이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다. 무상 국가의료를 기본구조로 설계한 유럽 선진국들도 이번 코로나19 대응엔 큰 헛점을 드러냈다.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우위성이 여실히 확인된 것이다.
우리의 건강보험은 누구나 아플 땐 언제든지 병원에 갈 수 있게 해준다. 의료자원에 적정가치를 부여해 의료접근성을 최대로 높여준 것이다. 이번 사태에선 비용부담 없이 감염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병원엔 의료비용을 선지급 하는 등 긴급지원도 해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고, 환자를 치료해낸 것에 전 세계가 특히 주목한다. 신종플루, 메르스를 거치며 체계화해 온 감염병 대응방식은 물론 최일선에서 혼신을 다해 싸운 의료진과 구급대원,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가장 값진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건강보험이 이처럼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바로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가 있다.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유지되고 있으니 결국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숨은 공로자는 국민인 셈이다.
최근 건강보험료가 또 한번 주목받았다.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매월 급여에서 원천 징수돼 관심이 소홀했던 직장인들도 급여명세서를 들여다보거나 건강보험 홈페이지를 찾게 됐다. 한 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자신이 낸 건강보험료가 됐던 까닭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의 소득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오해가 그것이다.
직장가입자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다음 연도에 국세청의 근로자연말정산으로 보험료를 정산하게 된다. 지역가입자 소득은 국세청에 신고한 전년도 종합소득 자료를 연계하고, 재산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과세자료를 연계해 활용한다. 각 기관의 자료를 연계하는 과정에서 1~2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강보험료 부과 원칙은 공정성과 형평성이다. 2018년 7월 1차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서는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낮추고, 충분한 소득과 재산을 가지고 있는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에서 89.9%가 만족감을 표시한 것을 보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해줄만 하다.
건강보험공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는 2022년 2차 부과체계 개편을 단행한다. 연 2000만원 이하의 금융이자소득이나 일용근로소득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가 그 골자다. 이를 통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더 높이게 된다.
감염자 수가 현격히 줄었다곤 하나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병이 언제 또 우리 사회를 덮칠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는 건강보험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확인시켜 줬다. 건강보험의 위대한 역사는 지속돼야 하며, 나아가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무가 우리에게 던져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