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소득 50% 이하 602가구 실태조사

가구 당 에너지비용 월 평균 3만6200원

서울 도봉구 청사 지하1층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야간 무더위 쉼터. [도봉구 제공]
서울 도봉구 청사 지하1층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야간 무더위 쉼터. [도봉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 저소득가구 10가구 중 8가구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가구의 에어컨 보급률은 일반 가구와 5배 차이를 보였다.

30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서울시 저소득가구 에너지소비 실태와 에너지빈곤 현황’을 보면 저소득 가구의 에어컨 보급률은 가구 당 0.18대로, 전체 가구 평균 0.89대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서울에 거주하면서 최근 3개월 소득이 중위소득 50% 이하인 602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의 에어컨 보급률은 2009년에 가구 당 0.0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선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가구 당 가전별 보급률은 선풍기 1.21대, TV 1.01대, 세탁기 0.98대 등으로 가구 당 1대꼴로 보유 중이지만, 컴퓨터는 0.10대로 낮았다.

이들의 에너지 비용은 월 평균 3만6200원이었다. 이는 에너지요금 감면, 에너지바우처 등을 제외하고 실제 지출하는 액수다. 겨울철에 월 평균 6만1200 원으로 가장 높았고, 가을철에 월 평균 2만79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저소득 가구 중 에너지빈곤율은 12.5%였다. 이는 소득 중 에너지비용으로 지출하는 비율이 전국 중위 값의 2배 이상인 가구의 비율을 뜻한다. 총 소득에서 월세를 제외하고 다시 산정하면 이 비율은 29.2%로 높아진다. 또한 소득은 그대로인데 월 평균 에너지비용 지출액이 1000원 증가하면 보통 가구가 에너지빈곤 가구에 포함될 확률은 26~33%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소득가구가 에너지빈곤에 처할 위험을 2배 줄이기 위해선 가구 당 월 평균 3000~3900원 정도의 에너지복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서울시 저소득 가구 3가구 중 1가구에선 적절한 냉난방을 하지 못해 온열질환, 한랭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폭염 등으로 인해 여름철 냉방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저소득 가구의 에어컨 보급률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점차 증가할 전망인데, 이렇게 되면 여름철 에너지빈곤율은 현재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