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영업적자 이후 2015~2017년 급반등

국제유가 급락 후 상승기에 재고가치 올라 수혜

中 경제 둔화·수요 감소로 환경 급변…쉽지 않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제공]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제유가 급락, 정제마진 하락 등 3중고에 허덕이는 국내 정유사들의 경영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14년 최악의 실적을 낸 이후 V자 반등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수급환경이 급변한 탓에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은 정유사들이 보유한 재고가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떨어질 때 정유 4사(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700~800억원 감소한다. 작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말 유가가 약 40달러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재고손실은 약 2조8000억원~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에도 연간 7000억원의 적자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듬해 4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7조9000억원, 7조7000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2년 연속 7조원대 흑자를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이후 다시 상승 시기에 진입하면 정유화학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기에 사둔 원유 재고가치가 오르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거뒀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양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글로벌 석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00년대 초반 중국 석유수요는 전 세계의 6%를 차지했지만 2019년 기준 15%로 늘어났다”며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점차 하락하면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가 줄어들고 전기차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정유사들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아시아 시장에는 공급 과잉이 본격화되고 있어 아시아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사들에게 불리하다. 오 애널리스트는 “2020~2024년 신증설 중 70%가 중국과 중동 등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다”며 “아시아 역내 공급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들은 가동률 조정과 조기 정기보수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제설비 투자를 줄이거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으로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