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양성 사례 133건까지 늘어, 확진자의 1% 넘어

무증상 전파, 전염 시기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 지역사회 전파 막기위해 '취합검사법' 도입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를 워킹스루(Walking-Thru) 방식으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를 워킹스루(Walking-Thru) 방식으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0일 이후 30명 내외로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이유에는 '무증상 전파'와 '완치 후 재양성'과 같은 복병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런 사례로 인해 방역망이 뚫릴 경우 또 다른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완치된 환자가 격리 해제 후 다시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처음에는 일부 '특이 사례'로 여겨졌지만, 15일 기준 총 133건까지 늘면서 방역 당국이 그 원인과 이들에 의한 전파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재양성 환자 중에는 20대가 30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20명, 40대 16명, 50대 25명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연령층으로 격리가 해제되면서 이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질 경우 이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있다.

방역당국은 지금까지 재양성 확진자로부터 '2차 감염'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들에게 전파력이 없는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양성 환자들의 전염력이 낮다고 할 수 있지만 전염력이 아예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완치된 후에도 몸속에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사이 다시 활성화되거나 전파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진단검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해 다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바이러스 재활성화가 원인이라면 이때도 전파력을 갖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격리해제 기준 등을 변경해야 한다. 현재는 증상이 없어진 후 24시간 간격으로 시행된 진단검사에서 2번 연속 음성이 확인되면 격리 해제된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양성 환자들의 호흡기 검체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자라는지를 봐야 하는데 아직은 자료가 없다"며 "이들이 다시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을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복병은 감염된 사람이 어떤 증상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무증상 전파'다. 이 또한 감염 후 언제부터 전파력을 갖는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증상이 없을 때는 감염자 자신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계속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런 무증상 감염자가 요양기관이나 의료기관 등 시설에 오래 머무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국내 방역당국도 무증상 전파 때문에 그동안 역학조사에서 접촉자 조사를 시작하는 기준을 몇 차례 변경했다. 처음에는 확진자의 접촉자 조사 시점을 '증상 발현일'로 잡았는데 이는 기존 호흡기질환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자의 증상 발현 후 전파력을 갖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무증상 또는 본인이 느끼기 어려운 경증에서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증상 발생 하루 전으로 접촉자 조사 시점을 변경했다가 현재는 그 시점을 '증상 발현 이틀 전'으로 앞당겼다.

방역에서 확진자의 접촉자를 신속히 찾아내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가 많은 병원과 요양기관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접촉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게 꼭 필요하다.

방역당국이 최근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 여러 명의 검체를 채취해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Pooling)'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로부터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은밀한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방역 측면에서도 무증상 전파는 관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