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법안견제권 유명무실
여당에 집중…‘맨투맨’으로
원내대표·정무위원장 관심
보좌관시장부터 물밑 작업
[헤럴드경제=한희라·홍석희·박자연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나오면서 금융권 대관 담당자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0대 국회에서는 아무리 야당이지만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야당의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론적으로 민주당은 단독으로 법안 상정과 법안 본회의 통과까지 가능한 의석수를 확보했다.
▶“원내대표, 정무위원장 최고 관심”=17일 한 금융권의 대관 담당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 위원장부터 위원들까지 민주당 숫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관팀의 최우선 보고 순위는 일단은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고, 그 다음은 상임위원장과 간사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현 민주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 초까지다. 상임위 구성의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원내대표는 각 의원들의 희망 상임위를 우선 고려하되 경쟁이 치열할 경우 조정에 나서는 등 설득 작업을 병행한다. 지난 20대 첫 상임위 구성은 총선 후 두달여가 지난 뒤에야 완성 됐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무위원회 정원은 24명(위원장포함)으로 이 가운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8명씩으로 동수고, 민생당 등 소수정당이 7석을 차지했다. 총선결과 의석수가 대략 2(여당):1(야당)인 점을 고려하면 21대 첫 정무위 구성에선 대략 12~13석을 민주당이, 7~8석을 미래통합당이 정무위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위 구성도 큰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정수는 26명인데 민주당이 11석, 미래통합당이 8석이다.
▶“여당 대관에 전력 집중…맨투맨으로”= 한 금융사 대관 담당자는 “기존에는 여야를 담당하는 대관담당자들의 수가 동수였는데 이제는 여당 담당이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압승 탓에 여야 구분 자체가 무력화돼 담당 기준을 여야 대신 의원별로 바꾸는 전략을 고심중인 금융사도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대관 업무분장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를 따져선 국회 관리가 되지 않게됐다”며 “정무위원회를 의원실 별로 나눠 관리하는 '마크맨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의원은 가도 보좌관은 남는다’는 국회 안팎의 오랜 속설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사 대관 담당자는 “여야 비율은 불균형하지만 기존 보좌진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원실 별 담당을 나누면 효율적인 관리가 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무위원장·초선 위원 ‘초미관심’=대관 담당자들의 또다른 관심은 새롭게 정무위 또는 기재위 상임위 명단에 오를 의원들의 성향 분석이다. 예컨대 주호영 의원이나 송언석 의원 등은 기존에 이미 국회의원 전력이 있기에 성향 분석이 어렵지 않지만 새롭게 국회의원이 된 인사는 새롭게 조사작업을 마쳐야 한다.
업계가 전망하는 정무위원장 예상 명단엔 이학영, 김영주, 전해철 의원이 오르내린다. 여당 간사 예상 명단엔 박용진, 전재수, 고용진, 김병욱 등이 올랐다. 미래 통합당이 정무위원장을 맡을 경우엔 유의동 의원이, 야당 간사엔 김성원, 성일종 의원이 거론된다.
미래에셋 사장을 지낸 홍성국 당선인의 국회 입성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크다. 홍 당선인은 희망 상임위원회를 기재위로 써낸 바 있다. 파생상품 전문가로 꼽히는 윤창현 시립대 교수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것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시각도 있다.
라임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소보자 보호 목소리를 높였던 민주당 인사들이 이번에 대거 국회에 재진입한 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정책이 그만큼 강화될 수 있어서다.
한 금융사 대관 담당자는 “과도한 소비자보호 정책이 나오면 투자 책임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뭐든 터지면 배상을 해달라는 얘기부터 나오는데, 과잉 소비자보호로 투자자 책임 원칙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