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깨고 영업 손실 4000억원 줄여
물류 인프라 투자 효과 본격화
일부에선 “오픈마켓 확대로 적자 줄여”
지속 가능 사업 구조인지 “판단 어렵다”
e커머스 업계의 ‘메기’로 불리는 쿠팡의 사업구조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 2018년 1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쿠팡이 불과 1년새에 적자를 4000억원 가량 줄이면서다.
쿠팡의 깜짝 실적에 시장에선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으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5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쿠팡이 주장하는 물류 인프라나 규모의 경제 덕이 아니라 오픈마켓 사업 확대로 원가율을 낮춰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쿠팡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액은 전년보다 64.2% 늘어난 7조1531억원, 영업손실은 4000억원 가량 줄어든 720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계가 수년 전부터 업황은 좋았지만, 사실 승자는 없었다”며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 쪽으로 선회한만큼 외형 확대를 고집하는 쿠팡의 행보는 앞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 축소는 물류 인프라 덕=쿠팡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4000억원 가량 줄인 것은 쿠팡이 그간 집중해 온 물류 인프라 투자가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물류 인프라의 고도화로 배송 효율이 높아지면서 객단가 상승과 바잉 파워 확대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매입 원가율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나 수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쿠팡의 원가율은 지난해 83.2%로, 전년(95.3%)보다 12%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특히 풀필먼트 서비스는 파워셀러들의 로열티를 높여 외형은 물론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유한회사는 지난해 58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35.1%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304.8% 급증한 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까지 이익을 내지 못했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지속적인 물류시스템 효율화와 바잉파워 개선 등으로 매출은 20조원, 시장 점유율은 14.4%에 도달하면 2023년께 흑자전환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비중 확대로 수익 개선=쿠팡의 수익성 개선은 쿠팡이 주장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서가 아니라 원가가 거의 없는 오픈마켓 사업 비중을 높여서라는 주장도 있다.
오픈마켓은 쿠팡의 주요 사업모델인 직매입과 달리 사업자들에게 판매 장소만 제공하기 때문에 과도한 비용 투입 없이 수수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도 오픈마켓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또 위메프, 티몬 등도 이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론칭을 앞둔 ‘롯데온(ON)’도 오픈마켓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역시 지난해 오픈마켓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의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를 적극 지원하며,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판매자 수를 전년 대비 110% 늘렸다. 시장에서는 쿠팡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올린 수수료 매출이 1조70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의 총이익률(GPM)이 전년보다 12%포인트 높아진 16.8%를 기록한 것도 오픈마켓 덕이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적자폭을 줄이긴 했지만 7200억여원의 영업 적자도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며, 2018년에 이는 역대 두 번째로 큰 손실”이라며 “직매입·직배송 방식의 ‘로켓배송’이 구조적으로 손실 폭을 축소할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이 아니라 오픈마켓 비중 확대로 적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