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사기가 전체의 80% 가량

100만원 이하 사기 약 ‘30%’

“다 그렇게 한다”는 일부 업체

소비자들은 죄의식 없이 가담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보험이세요? 그러면 이것까지 받으세요. 다들 그렇게 합니다.”

보험사기가 줄지않는 대표적인 이유로 보험 전문가들은 이 문구를 꼽았다. 일반 소비자를 유혹하는 보험사기 체계가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일부 업체의 말이 연성사기를 부추기는 가장 큰 주범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6년부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이에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809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적발인원은 9만2538명으로 16.9%가 늘었다. 매일 평균 24억원 보험사기를 254명이 친 셈이다. 이유는 연성사기다. 지난해 보험사기 중 허위·과다 사고 보고는 전체의 73.2%를 차지했다. 자동차보험 피해과장은 6.1%였다. 연성사기가 전체 사기의 80% 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우발적 연성사기가 일부 잘못된 의료기관이나 정비업체 등 전문 브로커의 설득에 의해 일어난다”며 “연성사기와 경성사기의 혼합이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은 다른 그 자체 프로세스까지 있지 않느냐”며 “일부 병원까지 나서서 고객분은 페이할 것이 없다고 하고 또 다들 그런다고 하니 소비자들의 죄의식 없는 가담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보험사기 적발자 중 정비업소 종사자는 1071명, 병원 종사자는 1233명이었다. 1000명이 넘는 직군은 이밖에도 판매직 종사자(1930명), 차량 운수업 종사자(3571명), 요식업 종사자(1668명), 공장 제조업(1901명), 보험 모집종사자(1600명), 건설·창고업(1448명) 등이 있었다. 특정 직군으로 보기 힘든 회사원, 무직, 자영업, 학생, 기타 등은 제외했다.

사회수준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사회수준의 문제”라며 “소비자보호라는 주제가 경제성장에 맞춰 화두가 됐고 이는 맞는 말이었지만, 국민 사회수준은 따라오지 못하면서 블랙컨슈머를 양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소비자보호라는 틀 때문에 보험사가 사소한 보험사기를 적극 대처하지 못하게 됐고, 사실상 용인하는 풍토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선 경성사기에 대한 처벌강화는 물론 연성사기도 범죄라는 사회 인식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사기 82%가 적발금액 950만원 미만으로 비교적 소액이었다. 100만원 이하도 29.4%나 됐다.

변 실장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이게 범죄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고 이건 홍보의 영역”이라며 “그러면서 동시에 이를 계획적으로 벌이는 일부 병원 및 업체에 대한 처벌을 매우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결과적으로 ‘이정도는 괜찮겠지’라는 회색지대를 없애는 사회적 인식제고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