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안 가리고 초스피드 지원

규제 줄이고 현금 풀기 앞다퉈

국내 기간산업 지원속도 더뎌

특혜 시비 골든타임 놓칠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가 앞다퉈 항공, 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을 가리지 않고 규제를 풀고 현금 지원에 나서며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의 경우 정부 지원보다 우선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뒤늦게 정부가 기간산업 지원 원칙을 밝혔지만 대기업의 경우 여전히 자구노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항공업계, 자동차산업, 철강산업 등 각국 기간산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존폐 기로에 서 있다. 6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사의 75% 정도만이 3개월을 버틸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말 여객항공사에 2500억달러(30조7000억원), 화물항공사에는 40억달러(4조9000억원), 항공사 협력업체에 30억달러(3조7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통과시켰다. 이는 법안발효 후 5일 이내 절차를 공지하고 10일 안에 초도 지급을 마무리하는 ‘초스피드’ 지원안이다.

독일도 국적기 루프트한자의 금융 지원 한도를 무한대로 했으며, 대만은 모든 항공사를 대상으로 2조2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중국은 친환경차 보조금 및 등록세 면제 종료 시점을 2022년으로 2년 연장키로 했으며 미국도 자국 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철강업계는 미국과 스페인에서는 조업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 업종’으로 지정해 조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지원했다. 중국은 이달 중 열릴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대규모 토목 인프라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에너지업계가 국제유가 급락과 수요 감소로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중국은 비축유를 상업적 비축분까지 더해 180일에 해당하는 분량을 확보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는 코로나19 위기로 타격을 입은 모든 기업(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은행이 대출해주면 3000억원까지 국가가 이를 보증해준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유럽 중앙은행(ECB)은 지난 수주 동안 기업들이 파산하지 않도록 은행들을 지원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플랜에 따라 대출을 받은 파산 직전의 기업들은 1년 내에는 아무것도 갚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간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여전히 속도가 더디다. 특히 대형 항공사들의 국제선은 100% 가까이 급감한 상황에서 이들의 지원은 진척되고 있지 않다.

철강, 해운, 조선, 자동차 산업 등 다른 기간산업도 각국 정부의 지원과 달리 정부의 관심 밖으로 보인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는 대기업 지원이 자칫 특혜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대기업에도 적기에 채권 기간 연장이나 저리 대출 등 중소기업에 해주는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특히 항공 등 기간산업은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가로서도 큰 인프라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