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중소기업 중견기업 이어 대기업에도 자금지원 방안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정부가 100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쏟아붓기로 결정했다. ‘전례 없는’ 금융 지원책이다. 지원 대상은 중소기업과 중견 기업이며, 필요할 경우 대기업도 금융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채권시장 안정화펀드는 당초 예상보다 두배 규모가 커진 20조원 규모로 운영된다. 은성수 위원장은 “정부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으며, 충분한 수단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서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자금수요자별 특성에 맞게 치밀하게 지원하겠다”며 “소상공인부터에서 시작된 경영난이 중소·중견기업 및 대기업으로, 대출시장에서 시작된 충격이 단기자금시장과 자본시장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총체적, 복합적으로 위기가 전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시장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면서 부문별 시장이 상호 악순환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며 “범국가적 위기대응방안인 만큼, 경제주체간 소통과 협업을 토대로 실행해 나가겠다.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과 합심해서 금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어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기관도 공감과 연대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다같이 동참했다. 어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며 “내일은 은행권은 물론 금투, 보험, 여전,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과 함께 적극적 협조를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실행 방안으로는 29조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은 위원장은 설명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기관을 통해 58조원 규모의 대출·보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채권 시장에 자금 수혈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르 10조원을 즉시가동하겠다고 밝혔으며, 추가로 10조원을 조성해 총 규모를 20조원으로 늘렸다.
특히 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캐피탈 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캐피탈콜은 목표한 투자자금을 다 모은 뒤 투자금액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수요가 있을 경우 투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은 위원장은 “바로 오늘 오후, 출자 금융회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3조원 규모의 1차 캐피탈 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 매입 시기는 4월초부터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 발행지원 프로그램(P-CBO) 6조7000억원도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은 위원장은 설명했다. 특히, 금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의 여파가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가능성에 대비해, 지원대상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활한 회사채 차환발행을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우선 매입을 통해 4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이번 2차 대책을 통해 신규로 지원되는 규모는 1차 대책에 발표된 P-CBO 지원규모를 제외하더라도 총 24조1000억원이라고 은 위원장은 설명했다.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거래 위축 현상이 나타나는 시장에 증권 금융 등 대출을 통해 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했다.
은 위원장은 “어제 한국은행에서 오늘부터 증권사에 대해 RP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정책금융기관이 2조원 규모로 우량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를 매입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합하면 총 7조원 규모가 지원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채권시장안정펀드도 CP 매입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5대 금융지주와 업권별 주요 금융회사 등이 뜻을 모아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1차 캐피탈 콜 규모는 약 3조원 내외가 될 것이며 4월초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개시할 계획”이라며 “그 전이라도, 유관기관이 조성하기로 한 7000억원은 보다 신속하게 투입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정부도 금융회사의 투자 장애요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출자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규제 부담완화, 투자 손실위험 경감을 위하여 세제지원방안도 마련중에 있다”며 “아울러, 국민여러분들이 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우리 증권시장에 투자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정부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으며, 충분한 수단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대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되,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을 보완해나가겠다. 지나친 비관도 과도한 낙관도 하지 않되, 자신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