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에스씨엠생명과학 등
상장 준비 기업들, 일정 잇단 차질
신약출시 미루고 온라인행사 대체
영업사원들 병원·약국 출입 제한
홍보활동 위축…매출 타격 불가피
제약사들 2월 매출 20%감소 전망
#. 국내 한 바이오사는 원래 3월 초로 잡았던 코스닥 상장 기업설명회를 고심 끝에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장소까지 섭외하고 행사장 비용 일부까지 지급한 상황이지만 지금 분위기상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취소에 따른 적지 않은 위약금을 내야 하지만 지금 행사를 한다해도 몇 명이나 모일지 알 수 없고, 사실 많은 사람이 오더라도 걱정”이라며 “혹시라도 행사에서 확진자라도 나와 기업이 받게될 비난을 생각한다면 아쉽지만 차라리 행사를 취소하는 것이 낫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국내외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장 항공, 여행, 호텔 등은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타 업종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제약업계도 이런 폭풍을 피할 수 없다. 상장을 앞둔 제약바이오기업은 IPO(기업공개)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신약 출시를 준비 중이던 기업들도 일정을 당분간 무기한 연장했다. 영업사원들은 병원 출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직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2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약 20%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시장 상장 준비 기업들, 일정 미루거나 온라인설명회로=우선 올 해 바이오업계 최대어로 관심을 받고 있는 SK바이오팜은 당초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도 코스닥 상장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래 3월 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중순께 일반 청약을 받은 뒤 3월 말 상장을 예정했다. 이에 이달 초 상장 기자간담회를 예정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간담회를 다음 달 중순으로 잠정 연기했다. 사실상 상장 일정을 늦춘 셈이다.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바이오기업 노브메타파마는 최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미뤘다. 노브메타파마는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3위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원래 지난 3~4일 수요예측을 마쳤지만 결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오는 23~24일 수요예측을 재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노브메타파마 측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기업설명회(IR) 실시 및 수요예측이 불가능했고, 대표주관사와의 공모가 합의가 어려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또한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티씨엠생명과학도 지난 달 7일 예정했던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아직까지 향후 일정을 잡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쇼크라고 할 만큼 주저 앉은 현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바이오 업종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는 성향이 강한데 지금 시점에서는 투자가들에게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당초 지난 달 말 오프라인 기업설명회를 예정했던 크리스탈의 경우 오프라인 설명회 대신 온라인 설명회로 변경했다. 브릿지바이오테파퓨틱스 역시 기존 오프라인 설명회를 온라인 설명회로 변경하고 2019년 실적 발표 및 경영현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3월 기업설명회를 예정한 녹십자셀은 처음부터 온라인설명회를 예정하고 사전질의 등을 이메일로 접수해 오는 12일 개발 치료제에 대한 연구 결과 및 미국 진출 전략 등을 소개할 방침이다.
▶영업 활동 위축으로 매출 20% 감소 예상=한편 코로나19로 제약사들의 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매출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활동 장소는 주로 병원 및 약국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병원과 약국 등 의료기관이 방문객을 제한하면서 영업사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영업사원이 의사나 병원 관계자 등을 만나 자사 제품을 홍보해야 하지만 사실상 이 통로가 막힌 셈이다. 더구나 지금은 사람들이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는 분위기다.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으면서 병원을 가지 않으려고 한다. 때문에 의약품 수요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병원에 가는 것도 어려워졌지만 현재는 병원을 찾는 환자 자체가 적어 딱히 할만한 활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진들도 코로나19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바쁜 그들을 붙잡고 약을 홍보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 매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20% 정도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1분기가 지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감소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지난 해에 비해 10%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제약업계여서 3월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