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가 심각한 국면에 들었다. 여행의 급감으로 감축운항과 운항중지가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여행경보가 더해지면서 항공업계 초유의 위기는 LCC에서 중장거리노선의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확대됐다. 세계 항공업계도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 항공업계의 총체적 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 국제적인 유가 폭등과 9·11테러 참사 이후 늘어난 보험료,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여행객이 테러공포에 휩싸이면서 항공업계는 혹독한 경험을 했다. 수년간의 불황으로 경영난은 심각했다. 미국은 120억 달러가 넘는 구제금융과 세금면제로 업계를 지원했지만 TWA, 노스웨스트, 콘티넨털항공은 몇 년을 앞뒤로 파산했다. 네덜란드의 KLM, 스위스항공, 호주항공과 브리티시항공도 이 시기에 외국 항공사에 인수되는 비운을 겪었다.

세계 항공업계는 초대형 항공사들이 글로벌 노선을 장악하고 지역별로 LCC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하는 추세다. 세계 여행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항공운송업은 공급경쟁으로 인한 저수익 구조와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위험이 큰 산업이다. 저수익·고위험의 사업특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또다시 확인된 셈이다.

항공운송업은 공공성, 규제성 그리고 자본집약적인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징이 있다. 민간영역의 활동만으로는 산업의 발전을 확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항공을 국익의 차원으로 인식하고 보호한다.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원가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항공기 도입에 따른 금융지원제도의 미비가 한 가지 원인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항공금융시장은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는 아시아지역으로 중심축이 이동되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은 항공기 리스산업과 항공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을 마련했다.

항공기 도입은 리스와 구매 두 가지다. 모두 항공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투자행위다. 최소 수백억 에서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항공기 구매는 공장을 짓는 투자에 비유된다. 자금여력이 없어 항공기를 임차하는 것은 높은 금융비용을 선택하는 레버리지 전략이다. 금융시장이 미숙할수록 업계는 항공기 도입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공적 신용보증제도와 조세제도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에도 항공기 리스회사를 설립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동안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포스코대우와 삼성물산, 국내 금융자본들이 리스산업 진출을 검토했지만 모두 포기했다. 항공사업법 상 항공기 대여업으로는 항공기 리스사업을 시작할 법적제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부는 항공산업의 금융지원 등을 위해 항공산업진흥공사(가칭)의 설립을 거론했다. 항공업계 지원에 대한 기대보다 관치로 인한 시장개입과 규제의 우려가 앞선다. 산업의 진흥은 기업하기 좋은 법제도가 마련되면 민간부분이 먼저 투자하고 스스로 알아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