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대 이하 매수 217건
부모가 수억원 낮춰 거래 사례도
“돈 있고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이 많을 것 같았죠?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더 오고 싶어해요”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
지난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모두에서 순이동 인구가 늘어난 연령층은 20대였다. 특히 서초·송파구는 각각 최근 10년, 5년 연속 주거지를 찾아 전입한 20대가 전출한 20대보다 많았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일대 공인중개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20대는 강남3구 또는 성남 판교, 수원 등으로의 출퇴근을 고려해 인근 빌라, 오피스텔 등에서 전·월세살이를 하는 사례가 많다. 드물긴 하지만, 부모의 도움이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 집주인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3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 1만3388건 중 20대 이하의 매입건수는 217건으로 1.6%를 차지했다. 서울 전체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7만1734건)에서 20대 이하의 매입건수(2155건)의 비중이 3%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 통계는 증여에 따른 거래나 분양받은 새 아파트 입주에 따른 소유권 이전은 제외된다.
강남구 개포동·서초구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부모 도움 없이 20대 명의로 아파트를 계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VIP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업계 관계자도 “현금부자인 부모에게 일부 지원을 받더라도 대출을 받고 전세를 끼는 등 영끌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증여세 면세한도인 5000만원에 자기자금, 회사 대출 등으로 3억원을 맞춰 갭투자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세청을 통해 공개된 사례만 보더라도, 한 20대는 서초구에서 10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자기자금 1억원, 금융기관 대출 4억5000만원을 이용했다. 나머지 4억5000만원은 부모를 임차인으로 들여 전세보증금을 받아 충당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시세 대비 수억원 낮은 가격에 집을 판 사례도 있다.
또 강남에 살던 부모가 은퇴한 뒤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그 집을 증여받아 강남에 자리 잡게 된 20대도 있다. 자산관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가 사이에서는 집값이 더 뛰기 전에 물려줘 절세 효과를 보겠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대로 머물며 강남권 청약을 노리는 ‘대기상태’인 20대도 있다. 실제 지난해 강남권에서 분양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 등의 무순위청약 결과, 20대는 각각 전체 당첨자 84명 중 5명, 20명 중 1명이었다. 두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4687만원, 4569만원이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 등 견본주택에서 만난 20대들은 “청약가점은 안 되더라도 일단 접수해보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두 단지에서는 20대 당첨자가 각 1명씩 나왔다. 분양가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단지임에도 20대가 찾는다는 것은 ‘금수저 청약’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