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시즌3를 한다면 무조건 하겠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종회 시청률 27.2%(닐슨코리아)를 기록했던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훈남의사 서우진 역을 맡은 배우 안효섭(24)을 만났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와중이라 서로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다. 시즌1의 작가와 피디, 출연배우들이 그대로인데, 저를 포함한 몇몇 특정 인물만 바뀌었기 때문에 촬영전까지는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감독님, 선배님들이 응원하고 이끌어주어 고민을 덜었다.”

특히 김사부를 연기한 한석규 선배와의 만남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첫 미팅에서 한석규선배님이 낚시하고 오는 듯한 복장을 하고 오셨다. 그런데도 마네킹에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대화해보니 너무 자유분방하셨다. 항상 후배들에게는 기다려 주고, 주눅들지 않게 감싸주시고, 본인은 한번도 대충 연기를 한 적이 없다. 최고의 선배님이다”고 한석규에 대한 인상기를 전했다.

이어 자신의 멘토가 된 김사부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왜 김사부라는 중년이 젊은이에게 인기가 많은 걸까?

“김사부는 길잡이다. 신(神)까지는 아니지만 독보적 존재다. 김사부의 가치관은 배울 점이 많다. 요즘 같은 증오, 질투, 혐오가 가득한 세상에서 김사부라는 비현실적이지만 정의감은 확실한 사람이 필요하다. 남들은 모두 아니라고 말할 때 예스라고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 낭만도 있는 거다.”

그럼 현실에서 김사부를 본 적 있냐고 묻자 “현실에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 한석규 선배님이 매치가 된다”고 했다.

안효섭은 이 드라마에서 GS(외과) 펠로우 2년차 서우진을 연기했다. 가족 동반자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비극으로 세상에서 존재를 부정당하던 서우진이 ‘생계형 써전’에서 사람을 살리는 김사부의 ‘모난돌’로 인정받고 진짜 의사로 거듭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우진이 사부님을 신뢰하는 이유가 있다. 어릴 적 트라우마에 알바를 하다 돈을 떼이고, 고난 속에 살아 우진이는 주위와 벽을 쌓게 됐다. 사람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의사로서 쌓은 걸 다 잃고 돌담에 들어왔다. 사부님에게 ‘저를 얼마에 사시겠습니까’라고 말한다. 그런데 돌담에서는 우진이 겪었던 것과 는 너무 달랐다. 처음엔 의아해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수쌤 등 다른 의료진도 권위가 없다. 결국 우진이 ‘(돌담사람들)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할 거다’라고 한 것은 돌담사람들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뜻이다. 많은 상황을 통해 김사부는 내가 아는 구린 어른들과는 다르구나, 이 사람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돌담병원 김사부 곁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사람은 누굴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는 “수쌤(진경)”이라고 했고, 안효섭은 ”서우진이 아닐까요”라고 했다.

안효섭은 ‘낭만닥터2’를 통해 배운 게 많은 것 같았다. 부잣집 아들같은 귀공자 외모지만, 그리 쉽게 성장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는 “나도 우진이랑 비슷한 점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나만의 벽이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효섭은 “메디컬 드라마이지만 휴먼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시대의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잘 녹여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갑질은 많이 들어 봐도 을질이란 단어를 처음 봤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어떤 조건하에서 사람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 배우들끼리도 많은 질문을 했다. 죄수의 장기기증때도 토론이 있었다. 가족을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결국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기억되게 했다”고 말했다.

한효섭은 의료 실습도 많이 해 이제는 CPR(심폐 기능 소생법)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수술은 ‘더미’(모형)로 진행되지만, 소중하게 다루게 됐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 절로 생겼다는 것.

안효섭이 ‘낭만닥터2’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강은경 작가와 유인식 PD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으면서다. 1시간 정도 대화 끝에 작가와 감독이 서우진에 대해 주문한 것은 “단단했으면 한다. 사연이 있어 보이고, 꿋꿋하게 이겨내고, 내구력도 있는…” 정도 였다.

안효섭은 마지막에 5살 연상인 이성경(차은재 분)과 달달한 키스신을 능숙하게 소화했다. 그는 “서먹했지만 좋았다”고 했다.

“낭만은 선택의 문제다. 비현실적일 것 같지만 믿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면 자기만의 낭만이 있을 것”이라는 안효섭은 “낭만닥터 시즌3를 한다면 무조건 하겠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