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은행비중 약화, 지주위상 강화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우리금융이 금융지주에 일반화된 회장 단독체제에 처음으로 변화를 가져와 귀추가 주목된다. 지배구조 공백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회장의 권력누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신한금융과 KB금융 등은 과거 지도부 권력 다툼으로 사내이사를 모두 1인으로 정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25일 주주총회에 이사 4명을 선임안을 표결에 붙인다. 사외이사1명, 비상임이사 1명, 사내이사 2명이다. 사내이사로는 손태승 회장과 더불어 이원덕 지주사 부사장(전략부문)이 후보로 결정됐다. 사외이사로는 첨문악 전 중국 푸본은행 부회장이 추천됐다. 대만의 푸본금융 그룹은 손태승 회장이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다.
국내 금융지주에서 사내이사는 회장 단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한과 KB는 은행장이 기타비상무 이사의 지위로 참석할 뿐 평소 지주회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부회장 이후 김정태 회장의 단독체제다.
이원덕 이사는 현재 지주회사 전략부분 부사장이다. 신한과 KB는 회장 유고시 은행장이 직무대행이 되지만, 우리금융은 이 부사장이 대행이 된다. 지주사는 물론이고 그룹사 전반의 현안까지 챙길 수 있게 된 셈이다.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임기 1년의 행장으로 정식 선임되지만, 은행 이사회에만 참여하게 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주사-계열사의 관계를 확실히 정립했다. 지난 1월 제정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는 인사를 내기 전에 지주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이 반영됐다. 지주에 그룹의 모든 인사권을 집중시킨 셈이다.
이 부사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손태승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 처분을 받을 예정인데, 이후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 경영진은 회장 아래에 부사장 6명, 전무 3명 등으로 구성됐다. 은행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하나금융이 유일하게 부회장직을 두고 있지만 현재 함영주 부회장은 등기이사는 아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조직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마당이고 자칫 외압, 외풍이 작용하기 쉽다는 걸 우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