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항공 이어 델타항공, 미주-서울 전 노선 취소 수수료 면제

국내 항공사는 소극적…예약자들 울며 겨자먹기식 취소

“항공 수수료 면제는 수익과 연결…정부 긴급지원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행 비행편의 취소 수수료를 잇달아 면제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은 미국행 노선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행 하늘길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미국 항공사와 국내 항공사의 이 같은 다른 정책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1일부터 미국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항공편 전 노선의 취소 수수료 면제를 시행 중이다. 오는 4월 30일까지 운항이 예정된 뉴욕, 애틀란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노선이 대상이다.

한국행 항공편 취소 수수료 면제는 아메리칸항공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아메리칸항공은 2월 24일부터 4월 24일까지 편성된 인천~달라스 노선을 취소하는 예약자들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했다. 출발지나 목적지를 일본 도쿄 하네다 또는 일본 도쿄 나리타로 변경할 때도 취소 수수료를 면제했다.

샌프란시스코~인천 직항편을 운항 중인 유나이티드항공도 조만간 취소 수수료 면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으로 운항하고 있는 뉴욕·로스앤젤레스발 항공편이 포함될 가능성도 크다.

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수수료 면제에 소극적이다. 취소 수수료 면제는 운항을 중단한 아시아나항공의 인천~호놀룰루 구간이 유일하다.

13개 미주 노선의 감편을 단행한 대한항공은 물론 로스앤젤레스·뉴욕·시애틀 등 본토 노선을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도 추가적인 수수료 면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국내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확진자가 급증한 한국 여행을 꺼리는 것과 상대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낮은 미국으로 가는 건 다른 얘기”라며 “미국에서 오는 승객과 한국에서 출발하는 승객을 동일하게 보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안내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안내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

국내 항공사들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개인·단체 항공권 취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약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나 배려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공권은 쌀수록 위약금이 많아지는 구조여서 예약자들 사이에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환불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국내 항공사의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미국행 항공편의 취소 수수료는 13만원에서 36만원으로 세분되어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공권 전세계 취소 수수료 면제해달라’라는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취소·변경 수수료 문제는 항공사 수익과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악화한 업황과 손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공항 사용료나 업무시설 임대료 등 정부의 긴급지원이 이뤄져야 업황 개선은 물론 소비자 감면 혜택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