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주주제안 주총에 상정하라” 법원에 가처분 신청
기각 시 조직력 앞선 현 경영진 유리
인용시 위임장 대결 격화 전망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지난 27일 자신들이 내세운 이사 선임안 등 주주제안 내용을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가처분기각, 한진칼 유리=일단 법정에서 주주 제안을 위한 자격을 두고 양측간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측은 "주주연합의 주요 축인 대호개발(반도건설 계열사)의 주식 취득 시기가 불분명하다"며 증명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분쟁 당시 서울고등법원은 KCGI의 지분보유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는다며 주주제안의 자격이 없다고 보고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KCGI의 주주제안은 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
법원이 이번에도 같은 판단을 내놓는다면 주총에서 양측의 표대결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 경우 소액주주들의 주총 관심도가 떨어지며 조직적으로 의결권 위임장을 동원할 수 있는 한진칼이 유리해진다.
최근 한진그룹 노조가 "외부세력과 결탁해 회사를 흔든다"며 조 전 부사장측을 비판한 만큼 한진칼 주식을 보유한 임직원이나 그 가족들이 위임장을 자발적으로 제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도 높다.
▶가처분 인용, 한진칼 불리=법조계에서는 인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원이 대호개발의 주주제안 자격을 인정하거나 연합 내 다른 주주의 제안권을 인정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이사회는 주주제안을 주총에 상정할 수 밖에 없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사 측과 조 전 부사장의 제안이 정면으로 부딪히며 조 전 부사장측을 지지하는 소액 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조 회장 선임안이 자칫 부결되고 조 전 부사장 측이 이사회를 장악, 경영권을 가져갈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법원 인용 결정이 나오면 한진칼은 이사회를 내달 10일께로 최대한 늦춰 목적사항 확정을 늦추고 조 전 부사장 측의 위임장 확보 가능기간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법원 판단 시기도 관심=일단은 KCGI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주총 목적사항이 주총 예상일 2주 전에 주주들에게 공개돼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이 늦어지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 등이 입장을 정할 판단 근거가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