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보고서

위험 헤징·환차익으로 외화예금↑

은행, 외화자금 유치 위해 노력필요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외화예금이 우리나라 외환시장 안정화에 일부 기여했다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민간 위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외화예금이 환율변동성 증가속도를 완화해 궁극적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하고 있다는 의미다.

3일 금융연구원에서 발간한 '거주자 외화예금과 외환시장 안정성 보고서'에서는 거주자 외화예금 형성 원인과 2000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원/달러 외화예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바를 실증분석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의 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화예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달러가 86.6%(687억8000만달러)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개인 달러화 예금은 154억 달러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2012년 6월 통계 공표 이후 최대치다.

보고서 역시 “거주자 외화예금은 개인보다는 기업 위주로 확대됐으나 기업의 외화예금 증가속도에 비해 개인 증가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거주자 외화예금 확대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중 민간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외화 유동성 위험을 상쇄하려는 노력이 거론됐다.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에 환차익을 보려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실증분석 결과를 토대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거주자 외화예금이 줄고, 반대의 경우 외화 예금이 증가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를 매입하고 환율이 올라올 때는 매도하는 식이다.

위험을 헤징하고 금리 차익을 추구하려 달러화 예금을 늘리는 현상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사태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 감염병 확산을 기점으로 주식 시장 등은 타격을 입은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감염병이 발생한 1월 17일께부터 꾸준히 우상향해 4일 현재 1188.7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거주자 외화예금의 증가가 원/달러 환율에 유의한 변화를 주지는 못했으나 외화예금의 증가가 환율변동성 증가 속도를 완화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율변동성 증가 속도 완화가 외환시장 안정화에 일부 기여했다”고 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은행이 외화예금을 외화자금의 안정적인 조달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개인자금을 외화 형태로 유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