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월 소비자물가 발표…초저물가 탈피
무 126%, 배추 77% 등 채소류 급등 영향 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작년 1년 내내 0%대를 지속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1월 1.5%로 급등했다. 물가가 13개월만에 0%대를 벗어나 1%대로 올라서면서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작년말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부진했던 배추와 무 등 채소류와 연초 미국-이란의 대결 등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15년=100)는 105.79로 1년 전에 비해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넘은 것은 지난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만이며, 1.5% 상승폭은 2018년 11월 이후 14개월만의 최대치다.
물가는 지난해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줄곧 0%대를 지속하다 9월에는 마이너스(-0.4%)로 떨어져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초저물가는 10월(0.0%)과 11월(0.2%)에도 이어졌으나 12월에 0.7%로 상승폭을 확대했고, 지난달에는 1.5%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달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채소류와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개인서비스 요금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채소류의 경우 지난해 가을장마에 따른 파종 지연과 일조량 부족 등 기상여건 악화 및 기저효과 등으로 15.8%나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배추(76.9%), 무(126.6%), 상추(46.2%)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급등해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연초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12.4% 급등한 것도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의 물가상승 기여도는 0.49%포인트에 달했다.
국공립 휴양림 등 휴양시설 이용료(22.0%)와 보험서비스료(7.5%), 공동주택관리비(7.9%) 등이 연초에 크게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도 1.7%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5%포이트 끌어올렸다.
계절적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경제 내부의 물가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산출하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0.9% 올라 지난해 8월(0.9%) 이후 5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0.8%의 상승률을 보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들어 농산물 기저효과가 약화되고 채소류 등 농산물과 국제유가 상승 등이 겹쳐 전체 물가가 1%대 중반으로 상승했다”며 “기저효과 등을 제외하면 당초 정부와 관계기관이 예측했던 1%대 초반의 물가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물가 변동은 1월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2월부터는 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 레포츠이용료가 5월(-4.5%)과 6월(-6.2%)에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