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져 세계경제가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경제관계가 밀접한 우리나라 경제의 타격도 확대돼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만4380명, 사망자는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590명, 사망자는 45명 늘어난 것으로,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중국 건강위가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자 각국은 우한 등 중국으로의 항공편 운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춘제(春節) 연휴를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2일로 연장한데 이어, 절반이 넘는 19개 성과 시는 이달 9일까지로 추가 연장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적 왕래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산업생산은 사실상 2주째 중단 상태에 빠져들고 있으며, 이 파장은 국내 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이 제대로 조달되지 못해 가동 중단 또는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사태는 더 심화하고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와 우리경제의 타격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럴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와 우리경제의 타격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럴드DB]

전문가들은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인한 경제파장은 지난 2003년 홍콩과 중국에서 확산됐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를 뿐만 아니라 17년 전에 비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다. 2003년에만 해도 중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6~7위에 머물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 수준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비중도 16~17%로 대폭 확대됐다.

이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파장이 사스 때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급락해 지난해 6%에서 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 연구기관인 플리넘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4%포인트 급락해 2%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경제체력이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부동산과 고용문제, 누적된 부채 등 중국 경제 내부의 불균형도 심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실시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중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3분의1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국의 성장률이 1.0%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경제 성장률도 0.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경제도 급추락할 가능성이 많다. 이미 항공과 숙박 등 여행관련 업체들은 물론 자동차 등 제조업이 타격을 입고 있고, 수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대중이 모이는 지역축제 등 행사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내수도 얼어붙을 조짐이다.

지난 2003년 사스 때에는 이 충격으로 우리경제 성장률이 연 0.2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번 폐렴 사태로 인한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되고 이로 인한 중국과 글로벌 경제 타격이 커질 경우 우리경제 충격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철저한 방역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 차단과 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 문제보다 중국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파장이 더 큰 문제다. 폐렴 사태가 심화하고 장기화할 경우 세계경제가 더욱 심각한 공황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