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분양가 3억이상 차이 ‘로또’
“특정인에 일반분양가에 팔겠다”
대전 서구 조합원-집행부 마찰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대전 서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장과 집행부의 성과급 8억7000만원를 의결해 달라는 안건을 상정해 조합원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용 60㎡·72㎡·84㎡짜리 보류지 매물 5채를 조합 공헌자 등 특정인에게 분양가인 3~4억원대에 팔겠다는 안건도 오는 31일 조합 대의원 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분양가보다 3~4억원 높은 수준이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한 물량을 말한다. 전체 가구의 1% 정도가 보류지로 설정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조합이 이를 공개입찰로 매각한 뒤,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도록 돼있다.
조합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조합운영 성과에 따른 성공보수 제안사유’를 별도로 첨부해, 조합장 및 집행부 노력으로 아파트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조합장은 “시공사와 공사비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업비를 절감해 총 435억원의 이익을 얻었다”면서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사업장은 성공보수가 주어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조합원들은 성과급이 너무 높다며 해당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다. 보류지 5채의 경우에는 공개입찰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보류지는 조합원들의 공동 재산으로 공개입찰을 통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데, 분양가에 특정인에게 넘기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에서도 조합장 등의 특별포상 논란이 벌어졌다. 조합장은 본인 및 이사들의 성과급으로 총 26억원을 책정하고, 사무장 한 명에겐 현 분양권 시세가 12억원인 전용 59㎡짜리 보류지 매물을 분양가인 6억원대에 팔겠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 강동구청은 최근 아르테온 재건축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서울시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규정의 보수규정에서 조합은 임원에게 임금 및 상여금 외에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특별 포상에 제동을 걸었다.
보류지 매각은 대부분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된다. 이승민 한국도시정비협회 회장은 “보류지 아파트는 조합의 재산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경쟁 입찰을 통해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전체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진다”면서 “10억원짜리를 7억원에 판매하면 3억원이 조합원들의 손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조합원 300~400명의 소규모 단지에서는 이사들의 견제 없이 조합장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보류지 매물을 특혜 분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보류지 특혜 분양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류지를 특혜 분양하는 것은 서울시 조례 위반이다. 매각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면 조합원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면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시정비법에 보류지와 관련된 처분 절차, 공개매각 의무화 등을 더 명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