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 개발 부족한 시장 포진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사업 자문
“해외사무소 축적 경험 큰 차별점”
법적 리스크 철저한 대비는 필수
“중동의 인구와 소득수준은 빠르게 성장하는데, 주거를 포함한 부동산 인프라 공급은 의아할 정도로 부족합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도시를 개발할 노하우나 경험은 아직 많이 부족하죠. 잠재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입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도건철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중동 도시 개발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도 변호사는 약 60여명의 변호사들이 포진한 태평양 건설부동산그룹에서 부동산팀(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인천 송도 신도시 개발 등을 주도하며 태평양을 도시 개발 자문의 강자로 올려놓은 주역이기도 하다. 현재는 총 사업비 26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개발 사업(1단계)의 법률 부문 총괄계획가로 활약중이다.
도 변호사는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최근 중동 도시 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사업 반경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도시 개발은 시공과 설계는 물론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정보통신기술(ICT)까지 다양한 산업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야 하는 사업이다. 도시계획, 문화, 금융, 벌률 등 현지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도 필수다.
도 변호사는 “중동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경제력이 뒷받침됨에도 인프라 공급은 부족하다”며 “어느 나라에서든 한 모델을 성공시킨다면 여러 중동 국가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이 자문하고 있는 압둘라 신도시 개발사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스마트 시티 수출 1호’ 사업이다. 현재 1단계 사업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된 상황으로, 앞서 진행된 설계를 기초로 조만간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물론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같이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도 있다. 하지만 중동 중에서도 남쪽 국가의 경우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국가 신용도도 높아 투자 매력이 상당하다는 게 도 변호사의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유가 변동성으로 인해 산유국들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국가가 예산으로 책임지는 ‘수주형’보다는 민간 자금을 유치해 진행하는 ‘투자형’으로 사업 구도가 바뀌고 있다고 도 변호사는 전했다. 민간 기업의 투자로 사업을 진행하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부동산 임차, 발전전력 구매 등 일정 부분을 약속하는 민간합작투자사업(PPP) 방식이다. 재정 주도 사업에 비해서는 리스크가 커졌지만, 그만큼 투자 기회는 늘어났다. 다만 법적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필수다. 대부분의 중동 국가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법제 정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 변호사는 “중동 국가에서는 다양한 갈등 가능성을 직접 상상하고 구체화해 계약 상대방과 줄다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지난 2016년 두바이에 사무소를 열고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도 변호사는 “해외 사무소에서 축적된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현지 실무에 부합하는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태평양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태평양은 중국의 상하이와 베이징, 홍콩, 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치민, 미얀마 양곤 등에도 해외 사무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