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후 첫 지휘부 회의서 개헌 필요성 언급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경찰청은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에 대해 “과도기적 입법”이라고 평가하며 “헌법을 개정해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헌을 통해서라도 수사와 기소가 명확히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15일 검경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지휘부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경찰청은 16일 전날 회의 내용을 정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검사 지배적 수사구조를 벗어나 민주적 형사사법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수사구조개혁 논의가 형사소송법 제정 65년만에 입법적 결실을 맺게 됐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칙과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는 선진 형사사법체계를 향한 의미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돼 검‧경은 수직적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로 규정됐다. 아울러 경찰은 1차적 수사종결권을 얻게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수정안이 여전히 검찰의 수사 개입 여지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찰청은 자료에서 “이번 수사권 조정안이 검사의 직접 수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면서 경찰 수사에 개입 여지를 두고 있어 큰 틀에서 수사·기소 분리의 방향성을 제시한 과도기적 입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곧 경찰, 검찰, 해양경찰,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진행할 대통령령 개정작업에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확대되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 수사권조정 법안인 검찰청법 제4조를 보면 검찰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경찰공무원의 범죄와 경찰관의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한 수사도 시작할수 있다.

경찰청은 “이 조항은 검사의 수사 범위를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및 부패범죄 등 일부 특정 분야에 대한 직접수사로 한정함으로써, 검사의 수사는 2차적·보충적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다만, 불명확한 개념 등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검사 직접수사 축소라는 개혁 취지에 따라 대통령령에서 불확정 개념을 명확히 규정하고, 향후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서 검사의 직접수사 폐지·축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 지휘부는 완전한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해 개헌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경찰청은 ‘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에 대한 심의’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5를 언급하며 “영장심의위원회를 외부위원으로 구성하고 경찰 의견 개진권을 부여하는 등,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남용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며 “장기적으로 헌법상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당 조항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판사에게 청구하지 아니할 때,. 고등검찰청에 영장청구 여부 심의를 할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