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일부터 ‘계절관리제’ 시행… ‘5등급’ 차량 차주들 고심
차주들, “합법적으로 버틸 것”, “조기폐차 고려”
“연식 오래됐다고 매연 많이 뿜는 것 아냐” 불만도
환경부 “등급선정에 현실적 어려움 있어”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정부가 다음달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실시하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12월 1일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서울 사대문 안 진입이 금지된다. 이에 차주들은 폐차까지 고려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5등급 차량의 차주들은 정부가 미세먼지 발생 주 원인에 대한 해결책은 외면한 채 탁상행정을 일삼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차주들은 연식을 기준 삼은 것에 대해 비판했다. 오래됐다고 무조건 ‘노후경유차’로 분류한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2004년식 카니발2를 소유한 정모(51·동대문구) 씨는 “차량을 자주 운행하는 편이 아니라 15년이 넘었어도 15만km 밖에 운행하지 않았고 관리도 잘해서 지난해 정기검사에서 매연배출량이 3%가 나왔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단지 연식이 높다는 이유로 ‘5등급’으로 분류해 버리니 폐차를 해야할지 매연저감장치를 달아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환경부는 올해 12월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시행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작에 앞서 국민 협조를 요청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겨울철에서 봄 사이에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석탄발전소 가동 중지 등의 저감조치를 내내 시행하는 제도다. 연중 12월에서 3월 사이에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데, 이는 국내의 석탄발전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에서 추수 후 남은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고 난방 가동이 시작되면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일부터 저공해 조치 신청을 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진입이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시 2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수도권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단속은 2월부터 이뤄진다. 정부는 1월까지는 계도기간을 두고 안내·홍보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업용 차량, 매연저감장치(DPF) 미개발차량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부 차주들은 일단 ‘버티기’에 들어갔다. 2005년식 투싼 차량을 소유한 오모(49·관악구) 씨는 “녹색교통지역을 지나야할 때는 미리 파악해둔 우회경로를 이용하고 가야할 일이 있으면 사대문 진입로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라며 “불편하더라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끝까지 버텨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기폐차를 선택한 차주도 있었다. 2001년식 무쏘 차를 타던 최모(58) 씨는 지난달 차를 폐차했다. 최 씨는 “매연저감장치를 설치할까 생각도 했는데 알아보니 자기 부담비가 적지 않았고 설치 후에 엔진오일 등 추가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도 많았다”며 “어차피 노후차에 대한 규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 같아서 결국 폐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환경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민 환경부 교통환경과 과장은 “등급제에 대한 차주분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디젤차는 매연관리가 사실상 쉽지 않고 차는 기본적으로 연식이 오래되면 매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랑 협의한 결과 연식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