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어떻게 흘러왔나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16년세월 소요
입지·상징성 건설사 수주과열 이어져
‘한강변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은 강북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곳으로 주목받아왔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 노후주택을 197개동, 5816가구(임대주택 867가구 포함)의 매머드급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공사비 1조8880억원을 포함해 7조원에 달한다.
재개발 사업은 지난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시동이 걸렸다. 2009년 정비구역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단계를 넘어선 후에 서울시의 건축심의만 7번 받는 등 인·허가 지연에 따른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당시 시는 주변 지역과의 조화를 위해 정합성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올 들어서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 단계에 이르기까지 총 16년이 걸렸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지난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하고는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한남3구역은 높은 건폐율(42.09%)에 층수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로 인해 사업성 자체는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개발 사업은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내는데, 조합원 물량(3880가구)이 전체 분양가구의 80%에 달한다.
그럼에도 대형건설사들이 명운을 걸고 도전하는 사업장이 된 데는 입지와 상징성의 몫이 컸다. 한강을 바라보고 남산을 곁에 둔 입지, 부촌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곳에 브랜드를 내걸고 주택을 짓는다는 건 광고 효과부터 남다르다.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데다가 첫 타자라는 점도 주효했다. 3구역 수주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나머지 구역으로의 진입도 수월해진다. 추가 수주 과정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나머지 구역의 사업 규모는 한남3구역보다는 작지만, 사업성은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수주 가뭄 속 ‘완판’이 보장되는 서울에서 이만한 일감도 없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열 수주전도 이런 배경 속에 나타났다. 수주전에 뛰어든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은 입찰 제안서에 이주비 지원, 분양가 보장, 임대주택 제로 등 파격적인 공약을 담았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경쟁 건설사가 진행하는 사업장의 문제를 부각시키거나 약점을 담은 홍보물도 뿌려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6일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점검 결과 현행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조합에 시정조치를 요청함에 따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합이 예정대로 내달 시공사 선정을 강행하더라도 수사와 법적 분쟁 등이 이어지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관련기사
[한남3구역 재개발 위기]“사업 늦어질라”…한남 3구역 조합 문턱이 닳았다
[한남3구역 재개발 위기]사상 초유의 ‘입찰무효’ 제재…한남뉴타운 재개발 ‘안갯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