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김 전 시장 첩보, 경찰청으로부터 받아”
경찰청 “하명수사 큰 문제 없어”
[헤럴드경제=박병국·정세희·홍태화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될 기세다. 김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을 검찰이 확보하면서다. 검찰의 칼끝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 청장을 넘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황 청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는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은 “첩보 생산 경위는 밝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권력 게이트의 마각”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황운하 “경찰청 지시 있었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책임자였던 황 청장은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찰청 수사국에서 1월초 첩보를 하달 받아 울산경찰이 김 전 시장에 대한 내사와 수사를 진행했다”며 “첩보는 울산 경찰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는 경찰청으로부터 하달됐으며, 울산경찰청에서 먼저 첩보를 취합해 보고를 올린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헤럴드경제는 2018년 3월 당시 경찰청 수뇌부의 의사를 확인키 위해 이철성 경찰청장과 경찰청 수사국 책임자에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지방선거직전 김 전 시장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의 수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비위 첩보로 이뤄진 정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울산 경찰은 6·13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3월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시장의 측근들이 지역 업체들과 유착됐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송철호 후보와 맞붙은 김 전시장은 낙선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부무장관은 송 후보가 2012년 총선에 나갈 당시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경찰은 김 전 시장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올해 3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3월 황 청장을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청은 첩보를 청와대로부터 하달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하명 수사와 관련, “경찰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검찰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것은 역대 어느 정권부터 있어온 통상의 절차”라며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기현 “권력 게이트의 마각”=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전 시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공적 권한인 수사권을, 특정인의 개인적 출세와 특정 정치세력의 권력 획득 ‧ 강화를 위하여 자의(自意)적으로 마구 남용한 권력 게이트의 마각이 드러나고 있다”며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황운하를 즉각 구속하고, 범죄의 온상이었던 청와대가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즉각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검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청와대가 어떻게 입수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자체 생산한 첩보에 대한 경찰청에 전달, 수사를 지시했다면 ‘선거개입’ 의혹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전제하면서도 첩보 생산경위에 대해선 “첩보 내용을 청와대에서 자체 수집했는지 혹은 시민단체를 통해서 알게 돼 경찰에 전달했는지, 혹은 경찰이 전달한 첩보를 다시 경찰청으로 내려보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공직자에 대한 사정 첩보를 경찰청에 하달하는 것이 업무 연장으로 볼 것인지, 혹은 선거개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것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