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보고서에 관심기업 12개 꼽아
스프레드 축소, 배터리시장 성장세 미약
급격한 설비투자로 재무부담 커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LG화학을 아시아에서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기업으로 지목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 실적 성장세가 예상을 하회하면 등급 하향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무디스는 26일 낸 ‘일본 제외 아시아 비금융기업의 2020년 신용전망보고서’에서 아시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companies of interest) 명단을 공개했다.
총 12개 기업 중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LG화학이 이름을 올렸다. 무디스는 LG화학에 신용등급 ‘A3’을 부여하고 있으며, 지난 8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었다. ‘A3’은 무디스의 21개 등급 체계 중 7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부정적’은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 관계자는 이 명단에 대해 “시장에서 관심이 많은 업체들을 다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기업들에 대해서는 등급 하향조정 요인들을 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주의 통보’로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보고서는 LG화학의 신용등급 관련 핵심 이슈로 “부정적 전망은 재무 레버리지(타인자본 조달로 인해 부담하는 금융비용)가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을 반영한 것”이며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판매가-원가) 둔화가 계속되고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 성장이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선 등급전망 하향 때도 언급됐던 것으로, 이번에 눈에 띄는 점은 “막대한 현금지출로 인한 부채 수준 증가”를 부정적 전망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했다는 사실이다. 무디스는 2019~2020년 LG화학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을 2.3~2.5배로 지난해(1.5배)보다 높게 보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최근 배터리 부문에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67.09%에서 올 9월 말 91.70%로 24.61%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라이벌인 롯데케미칼(56%)이나 금호석유(7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지속되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 실적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등급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주가는 연초 40만원(3월4일)을 찍은 뒤 꺾여 최근엔 30만원선에 간신히 턱걸이 중이다. 올들어 전일까지 8.46%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