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 골프 칼럼니스트 박노승 위원의 새 칼럼을 연재합니다. 박 위원은 유럽에서 사업가로 성공했고, 미국 골프 유학을 거쳐 골프대디, 골프역사가, 선수후원자, 국제심판(R&A 레벨3), 대학교수 등을 차례로 경험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골프계 경험을 바탕으로 2권의 골프 역사서를 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라는 칼럼을 인기리에 연재한 바 있습니다. 박노승 위원의 시즌2 칼럼인 '박노승 골프칼럼'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한국 남자프로골프의 현실에 실망하고,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처럼 남자골프의 열성 팬이라면 더욱 더 불만과 불안을 느낀다.2019년에 개최된 15개의 대회는 골프를 하기에 가장 좋은 가을날들을 남기고 10월 13일에 종료됐다. 스폰서가 없는 대부분의 남자 선수들은 2020년 첫 대회가 열리는 4월까지 6개월 동안 실업자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올해의 대회 스폰서들 중에서 내년에는 더 이상 대회 개최하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있다고 하니,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런 흥행부진에 대해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고, 그 대상을 골라 비난을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앞으로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KPGA에 제시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것이 선수들과 남자골프의 열성 팬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많은 선수와 팬 들이 오는 11월에 새로 선출될 새 회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새 회장은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인을 모셔와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은 자기의 자금을 동원하여 새로운 대회를 열 수 있고, 또 재계의 인맥을 이용하여 추가 대회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안목이 참 좁게 느껴진다. 회장의 인맥으로 억지로 유치한 대회는 회장이 바뀌면 없어지게 된다. 기업인 회장의 본업은 자기 기업의 경영이고, KPGA회장직은 부수적인 명예직일 뿐이다. 새 회장이 대회를 몇 개 더 열어주는 것으로 KPGA의 인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 KPGA에 필요한 것은 상징적인 회장이 아니라 KPGA의 사업을 총 지휘하며 남자골프의 판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는 '풀타임 실무형 커미셔너'이다. 미국 PGA 투어나 유러피언 투어의 커미셔너들은 풀타임 실무를 수행하며 투어의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들은 골프의 전문가가 아니라 마케팅과 미디어의 전문가이며 유능한 사업가들이다.
미국 PGA 투어의 전임 커미셔너 팀 핀첨은 47세에 취임하여 22년 동안 투어를 발전시켰다. 2017년 후임으로 발탁된 제이 모나한도 46세에 바통을 이어받아 투어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유러피언 투어는 현재의 커미셔너 키스 펠리를 캐나다에서 데려왔다.커미셔너의 첫 번째 임무는 투어 사업을 활성화하여 회원인 선수들의 이익과 복지를 증대시키는 일인데, 이는 사업의 성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선수와 회원들은 유능한 커미셔너를 영입하여 그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커미셔너는 기업들이 원하는 대회의 이미지를 창출하여 그들이 스스로 남자골프 업계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설득해야 한다. 또한 커미셔너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남자골프 팬들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서 팬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커미셔너가 있는 것이다. KPGA가 답습에서 벗어나 고액연봉을 제시하여 최고 능력의 커미셔너를 공개채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이 커미셔너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향후 어떻게 해서 경영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KPGA는 스포츠 사업이다. 사업기반은 대회와 선수이며, 사업의 성공여부는 최고 경영자인 새 커미셔너가 하기 나름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이지만, 확실한 사업기반은 진짜 실력 있는 경영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이다. 경영의 혁신에 따라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이 상징적인 회장을 영입하거나, 명예욕에 가득찬 선수 출신 회장을 선출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KPGA는 많은 이들이 지금 우려하고 있는 어두운 길을 계속 가게 될 것이다. 부디 “우리나라 실정에는 커미셔너 제도 도입이 어렵다”는 근거가 빈약하고, 말하기 쉬운 핑계가 들려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 뒤에 숨겨진 저의는 가려지지 않을 것이다. *박노승: 건국대 산업대학원 골프산업학과 교수, 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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