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곳 중 10곳, 평균 41.3%↓
대부분 영업이익 적자 상태
증시부진에 사태 장기화 우려
라임 “투자자 피해 최소화할것”
[헤럴드경제=강승연·김유진 기자]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주가 폭락과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수익을 동반한 유동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금이 묶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이번에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한 ‘플루토FI D-1호’와 코스닥 기업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테티스 2호’다. 환매가 중단된 이들 펀드 설정액은 약 6200원이다.
두 펀드가 투자한 자산 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으로 확인된 것은 총 11개 기업이 발행한 채권 634억원어치다. ‘테티스 2호’는 8개 기업(코스닥)·637억원이며, ‘플루토FI D-1호’는 3개 기업(코스피 2개·코스닥 1개, 부동산 PF 제외)·27억원 정도였다.
‘테티스 2호’는 채권으로 보유하다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매입하는 메자닌(CB·BW) 상품으로, 투자 대상기업의 경영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올라야 차익이 가능하다. ‘플루토FI D-1호’도 주가 등 시장성이 올라야 매각이 원활히 이뤄진다.
그러나 투자 대상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부진 누적과 증시 침체가 겹쳐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11개 기업의 주가는 채권 납입일 대비 평균 29.85% 하락했다. 유일하게 상승한 1곳을 제외하면 하락폭은 41.31%로 확대됐다. ‘테티스 2호’만 떼어 보면 8개 투자기업 주가는 평균 22.20% 내렸다. CB 인수시 정해진 전환가액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테티스 2호’가 167억원어치 CB를 인수한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체 헬릭스미스의 경우, 청약·납입일인 지난해 9월 21일 주가(종가 기준)가 24만5000원이었지만 10일 현재 11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3월 28일 200억원이 들어간 게임업체 썸에이지는 중국의 외국게임 판호(유통허가) 발급 중단 여파, 유상증자 등으로 주가가 4750원에서 534원으로 폭락했다.
제넥신(-50.04%), 뉴프렉스(-33.28%), 웨이브일렉트로(-15.58%), 스맥(-10.89%), 아스트(-8.61%)의 하락 곡선도 가파르다. 주가가 오른 것은 에이스테크(84.69%)가 유일했다.
재정상황도 대부분 어두웠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개 중 5개(헬릭스미스·제넥신·웨이브일렉트로·썸에이지·뉴프렉스) 기업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헬릭스미스의 적자폭은 전년 63억원에서 189억원으로, 제넥신은 230억원에서 264억원으로 커졌다.
‘플루토FI D-1호’가 투자한 기업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17억원의 CB를 편입한 코스닥 상장사 삼강엠앤티는 주가가 30.93% 떨어졌을 뿐 아니라 상반기 6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코스피 상장사인 NI스틸과 흥아해운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흥아해운은 상반기에 268억원 적자를 냈다.
이처럼 주가나 실적이 부진하면 자산 매각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돼 투자자들은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약세장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라임자산운용은 무리한 저가 매각 대신 안전하게 자산을 회수할 수 있을 때 환매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이와 관련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익자 차별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 로펌의 법률적 검토 거쳐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