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시멘트 그룹’, 엑시트 전망 주목
해운, 실적상승 확연에도 “SI 찾기 만만찮아”
“PE→PE 손바뀜 설득할 가치제고 전략 나와야”
그간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투자했던 기업 다수가 속속 회수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건설·건자재, 기계, 운송, 인프라 등 ‘중후장대’ 업종에 속한 매물들이 많아 주목된다. 매각자로선 부진한 업황 뿐만 아니라 매물 집중에 따른 가격협상력 저하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각 운용사들의 회수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수자 찾기가 힘들어진 만큼, 펀드가 투자한 기업을 펀드가 인수하는 ‘세컨더리(secondary)’ 거래가 늘어나리란 전망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내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가 투자한 357개 기업의 업종 분포에서 제조업은 42.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정보통신업(16.8%)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으로 그 수가 많다. 헤럴드경제가 내년부터 인수 4년차에 돌입하는 투자 규모 300억원 이상 매물들의 업종을 분석했을 때에도, 건자재를 포함한 산업재, 선박 제조, 건설, 발전설비 등 기업들이 다수 포진했다.
특히 상당수 건자재 기업들이 회수 기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 2012년 이후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대한슬래그, 쌍용양회 등 시멘트 기업을 연이어 인수한 한앤컴퍼니의 엑시트가 주목 대상이다. 시멘트 기업 인수에 주로 자금을 댔던 1호 블라인드펀드의 만기가 2024년에 도래하는 만큼, 내년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회수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외에도 한라시멘트(글랜우드PE, 2016년), 창호업체 윈체(VIG파트너스, 2015년), 강구조물 건설업체 거흥산업(JKL파트너스, 2016년) 등이 M&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로 꼽힌다.
문제는 건설 업황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회수 전략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PEF 투자의 경우 단순 업황보다는 비주력 사업 정리 등 개별 기업의 체질 개선이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이지만, 인수자로 나설 투자자로선 향후 산업 전반의 성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 시멘트 포트폴리오의 경우,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건설경기 불황 영향으로 인해, 원래 올해로 거론되던 매각설도 잠잠하고 최근엔 사업부별 분할 매각 가능성까지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의 우려를 마주하고 있는 또다른 업종은 조선·해운 기업들이다. 현대LNG해운(IMM PE, 2014년 투자), 에이차라인해운(한앤컴퍼니, 2014년), 팬오션(JKL파트너스, 2015년) 등이 회수 단계에 진입한다. 규모 측면이나 회수해야 할 투자잔액 등 측면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단연 에이치라인해운이다.
시멘트 업종과 마찬가지로 한앤컴퍼니 1호 블라인드펀드의 자금이 투입돼 2024년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최근 펀드 내 투자자 교체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안정·장기적 투자기회를 찾는 수요를 토대로 만기를 연장하는 셈인데, ‘국내 첫 투자자 교체 사례’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투자자 교체 작업이 “충분한 물동량을 갖춘 전략적투자자(SI)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전략적투자자(SI)로의 매각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우려를 마주하고 있는 업종도 있다. LS전선아시아(H&Q코리아, 2015년)와 대한전선(IMM PE, 2015년) 등 전선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각각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및 지주사로, 동시에 투자회수 단계에 진입한 것은 물론 독과점 규제로 인해 서로가 인수자로 나서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PE에서 PE로 손바뀜이 이뤄지는 세컨더리 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큰 상황”이라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또 한번의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설득이 있어야 할 매물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