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통과
삼형제 에이치솔루션도 지분
준비과정 구주매출 비중 결정
그룹 경영승계 전환점 손꼽혀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최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화시스템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한화그룹의 승계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결정될 구주매출 비중에 따라 승계의 큰 그림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한국거래소는 한화시스템에 대한 주권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이 적격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시스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9부능선을 넘었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은 한화종합화학 상장과 함께 한화그룹 경영승계의 중대 전환점으로 꼽혀 왔다.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의 지분 14.48%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너지(지분100%)를 보유하고 있는 중간 지주사 성격을 띈다. 한화에너지는 자회사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도 가지고 있다.
관건은 상장 과정에서 정해질 구주매출의 비중이다. 구주매출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경우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보유한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승계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50%를 가지고 있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삼남 김동선 씨는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측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 증권으로 구성된 주간사단에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예상시가총액)를 2조원 이상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공모와 구주매출 비중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IB업계에선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역할을 한 스틱인베스트먼트(헬리오스에스앤씨)의 엑시트를 위해서도 구주매출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형제는 그룹 SI(시스템통합) 업체 한화S&C 를 에이치솔루션과 물적 분할하는 과정에서 헬리오스에스앤씨에 지분 44.6%를 2500억원에 팔았고 한화시스템과 한화S&C 합병 이후에는 한화시스템 지분 11.6%를 930억원에 추가 매도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했다. 헬리오스 측은 현재 32.6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현금을 구주매출로 확보하더라도 3형제에게 직접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이치솔루션으로 유입된다. 게다가 당장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구주매출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종합화학까지 상장을 통해 시장가치를 확인한 이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와 합병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또다른 그림도 있다. 이 과정에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클수록 지분 스와프를 통해 3형제가 확보할 ㈜한화 지배력이 극대화된다.
결국 한화시스템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에이치솔루션의 보유지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예상 시가총액을 2조원으로 전제하고 지난해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942억원을 적용하면 한화시스템의 EV/EBITDA는 21.23배다. 이는 모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49배), 한국항공우주(15.21배), LIG넥스원(19.92배) 등 다른 방산주보다 높은 편이지만, 최근 K-9A1 자주포, K2 전차 등 한화시스템이 참여한 방산프로젝트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평가 논란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