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요인>
외부요인 따른 반등 안심못해
올해 원달러 환율 8% 급등
외인 투자이익 감소 이어질수도
물가부진 지속시 원화 추가약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0%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 원달러 환율은 달러 자체의 상승요인보다 원화약세 요인이 두드러지면서 지난달까지 우상향을 지속한 만큼,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경우 재차 원달러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홍콩 송환법 철회와 브렉시트 시한 연장에 따른 외국인 유입과 주가반등이 일시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날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와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올해 달러인덱스는 전날 기준 2.1%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원달러 환율은 8%나 올랐다. 달러 가치가 상승한 만큼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원화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을 부추겼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기본적으로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최근의 무역 불확실성 속에선 이마저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탈을 부추겨 증시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원화약세가 외국인의 투자이익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동안 외국인 매수세는 약화됐고, 코스피는 하락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실제 환율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들은 지난달 증시 이탈을 가속화했다. 8월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일은 20일, 23일, 30일로 단 3일에 그친다. 외국인은 한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진 4일에는 35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이번 물가상승률 0%가 일시적인 것이라는 반론이 있지만, 향후에도 물가부진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및 유동성 정책 기대를 불러일으켜 환율의 상승 재료로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하락이 지속될 경우 경기침체가 결합돼 나타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월 기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어 원화 약세(환율상승)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디플레이션 자체만 보면 (인플레이션과 반대로)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요인이나, 그만큼 경제요건이 좋지않다는 측면에서 원화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재부의 해명대로 이번 물가부진이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 통화 가운데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급락한데다, 미국 경기의 펀더멘탈이 여전해 외부요인에 따른 달러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통상 달러화가 강해지거나 그러한 전망이 있을 때 신흥국의 위험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경제의 영향력은 기술주가 이끌어가는 경제 헤게모니의 변화 속에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원달러 환율은 추가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