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계 등급서 ‘1000점 만점’

보험·카드 등 모든 금융업 도입

대출금리 1%p 하락효과 추정

현재 대형 시중은행들이 시범실시하고 있는 ‘신용점수제’가 내년부터 보험·카드·금융투자회사 등으로 확대된다.

개인고객의 신용도를 10단계로 나뉘는 등급 대신 점수(1~1000점)로 판단하게 되면 대략 240만명의 소비자가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모든 금융업권에서 여신심사를 벌이는 과정에 신용점수제를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사들의 신용점수제 활용을 확대하는 작업을 맡을 ‘개인신용등급 점수제 전환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개인신용평가체계 개선방안’을 내놓고 개인신용등급을 점수제로 전환을 추진해 왔다.

올해 1월부터는 고도화된 자체 신용평가모델(CSS)를 갖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이 먼저 신용점수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시범실시 과정에서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여신심사를 벌이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등급이 아닌 점수를 토대로 고객의 대출 가능 영역을 매기는 전산 개편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간 통상적으로 은행들은 신용평가사(CB사)가 개인의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책정한 신용등급과 자체적으로 확보한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결합해 여신심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리, 대출한도 등이 결정됐다.

신용점수제가 정착되면 금융사들은 보다 세분화된 고객 신용평가가 가능해진다. 특히 이른바 ‘등급절벽’ 효과가 완화된다.

가령 그간 등급제에서는 신용도가 7등급 상위인 고객과 6등급 하위인 고객은 대출한도나 금리에 차이가 벌어졌다. 실질적인 신용도는 엇비슷하지만, 등급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그간 등급제 기준으로 이런 식의 불이익을 받는 금융소비자는 240만명 가량으로 추정한다. 점수제로 전환되면 이들이 적용받는 대출금리가 대략 1%포인트(p) 정도 낮출 수 있다.

금융위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들이 내년 상반기 중 신용점수제를 활용한 자체 CSS와 업무 절차를 마련하고 하반기에 신용점수제를 전면 활용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전담팀은 하반기에 점수제 확대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인다.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마련된 금융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서민금융상품 기준과 공공기관 업무규정도 개정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