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예방조치 필요성 감지
주택금융개선 TF 활동 시작
금융당국이 23일 주택금융개선 태스크포스(TF)를 시작하면서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 강화를 주요 안건으로 다룬 건 ‘전세대란 예방적 조치’의 필요성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세시장은 수급불일치가 해소돼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주택·금융당국의 진단이지만, 한국은행이 파악하는 전세 수요와 자금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자금의 4월말 기준 대출잔액이 102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2조5000억원보다 9조5000억원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전세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말 52조원이었으나 전셋값 상승세 속에 2017년 말 66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대출 규제에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전세로 수요가 몰려 대출 잔액이 더 커졌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중 전국 주택 전세거래량은 31만5000호로 작년 4분기 29만호보다 2만5000호 늘어났다.
전세자금 대출은 증가하는 반면 임대 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2012년 3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임대 가구의 보증금은 연평균 5.2% 늘었으나 이들의 금융자산은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약한 고리’는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촌이다. 갭투자를 했던 사람들이 집주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잠적하거나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요구를 거부하는 사례가 주택경기 변동성과 함께 맞물릴 경우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당국은 이날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미반환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임대인에게 채권을 회수하는 프로그램을 연내 마련키로 했다. 관계부처 협의를 오는 11월까지 끝내고 관련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례는 빌라·다가구주택 등에 집중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주택은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금공 대출 이용자의 반환 보증료 부담은 축소하고 다가구와 빌라 등에 거주하는 세입자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아울러 세입자가 살 집이 전세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큰 고위험주택인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세대출보증 이용시 전세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토록 의무화 하고, 이를 보증기관이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단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금융개선 TF를 통해 주택금융시장 상황변화에 대응한 실수요자 지원상품의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