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성공단조합 이희건 이사장 “배후물류단지도 건립 추진

재가동 땐 인력난·3通문제 해소해 완전한 경제특구 만들어야”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3년 반. 2016년 2월 10일 폐쇄 당일, 차량마다 바리바리 짐을 싸 얹고 귀환하던 희세의 광경도 이젠 희미해졌다. 국민들 뇌리에선 잊혀진 개성공단이지만 옛 입주기업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재가동을 학수고대하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남북경협위원장·㈜나인 대표)을 최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입주기업들 개성공단 재개 때까지 살아남야 한다는 절박감 크다. 국내로 베트남, 동남아로 살길을 찾아 흩어졌지만 돌아갈 날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재개된다면 지금까지 드러났던 통행·통신·통관(3통) 문제와 인력난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 다음 미국, 유럽의 기업까지 유치해서 국제공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신 가동중단과 폐쇄가 없도록 남북이 합의하고 이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의류제조업체 ㈜나인을 운영하는 이 이사장도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베트남으로 돌렸다. 하지만 임금부터 월 320∼400달러로, 개성보다 2, 3배 높다. 의사소통은 물론 품질도 개성에 미치지 못한다고 그는 전했다. 2015년까지 우량기업이던 나인은 폐쇄 이후 하루 아침에 문제기업으로 전락했다.

국내에선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쟁력이 없어진 상황. 돌파구는 개성공단 밖에 없는 셈이다. 경영난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버텨보자는 오기가 영세 제조업체들의 한결같은 근황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최근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서 희망이 조금 더 커졌다. 개성공단은 원래 대북제재와는 무관한 곳으로, 정부의 전략상 오판에 의해 폐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후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의 틀로 포함돼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의 성공적인 모델이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의하면 ‘제2 개성공단’에 가겠다는 국내 기업이 2000여곳에 달한다. 개성공단 재개되면 다시 가겠다는 입주기업도 95%나 된다. 개성공단은 임계점에 이른 국내 영세 제조업의 마지막 생명줄일 수도 있는 셈.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 사 중 경기개성공단조합 소속 기업 수는 35개 사로, 서울(40곳) 다음으로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조달 곤란, 금융비용 상승, 조달참여 애로 등.

경기개성공단조합은 이런 와중에도 재개를 대비하고 있다. 바로 ‘개성공단지원 복합물류단지’ 조성사업으로, 지난해 국토부 실수요 검증을 통과한데 이어 최근 경기도에 실시계획인가도 신청했다. 파주 통일동산 입구에 들어설 물류단지는 21만㎡ 규모다.

이 이사장은 “부지조성과 착공이 내년 하반기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PF(사업금융) 관련 금융권과 대형 건설사의 반응이 좋고, 참여를 타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그만큼 기업들은 남북 경협과 개성공단 사업을 전망 있게 본다. 개성공단의 의미와 역할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일에 매진해 조속한 재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개 이후의 문제점과 관련된 대책도 마련 중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 사 중 85%는 원청기업의 주문을 받는 하청기업,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따라서 재개를 하더라도 원청 등 거래처 회복, 망가진 설비복구, 정상화까지의 운영비용 등에서 상당한 애로가 예상된다. 조합은 따라서 ‘재기지원프로그램’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 이사장은 “재가동 하더라도 예전 상태로 돌아가려면 1∼3년이 소요된다. 경영 정상화까진 비용과 노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고정자산과 유동자산 손실에 대해 상당 부분 보상을 받았지만, 놓고 나온 것도 많다. 보상금은 대부분 지금까지의 생존에 쓰여졌다. 정부에 의해 강제 폐쇄된 만큼 재개되면 체계적인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나인 대표)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조합의 노력, 옛 입주기업들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나인 대표)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조합의 노력, 옛 입주기업들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