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수돗물에 서울시 “저수조 없앨 방안 강구”
- 업계 “침전물 정화 기능, 물 부족 예방효과”로 반박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조속한 시일 내에 저수조 없애라" vs "저수조는 불순물 침전시킨다"
한국탱크협동조합(이호석 이사장)이 '붉은 수돗물'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직결급수를 늘리겠다는 서울시의 방안에 정면 반박했다.
한국탱크협동조합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붉은 수돗물의 발생 원인을 물탱크로 보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붉은 수돗물은 급작스런 수계 전환과 낡은 배관 때문이지, 저장탱크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수도에서 불순물이 섞여 붉은 물이 나오는 사태는 지난달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까지 번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1일 문래동 아파트단지를 방문해 "물은 저장하면 썩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저수조를 모두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붉은 수돗물이 나온 아파트 단지의 저수조를 비우고 내부 청소를 진행한 이후 수돗물을 검사해보니 탁도가 기준치(0.5NTU)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시는 직결급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중이다.
10여명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조사단은 노후배관과 배수관 끝에 쌓인 퇴적물이 수돗물을 혼탁하게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도 추경 예산 727억원을 들여 문래동의 노후 상수관을 교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저수조에 대한 불신 역시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탱크협동조합은 "오히려 물탱크는 불순물을 침전시켜 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하고, 수도 시설 중 유일하게 6개월에 1회 이상 청소가 의무로 정해진 시설"이라며 "서울시가 주장하는 배수지 직결 급수 방식을 도입해 물탱크를 없애는 것은 사용량이나 수압 차이로 수시로 수계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붉은 물 사태가 더 자주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배수지 직결 급수방식은 비상시에 물 부족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동주택의 비상급수 저수조 용량은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등에 관한 규정'에 명시됐는데, 1991년 1세대 당 3.0t 이었던 것이 지난 2014년부터는 0.5t으로 줄었다. 1일 1세대 당 물 사용량이 0.92t인 점을 감안하면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비상시에는 물 부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국탱크조합은 "정부에서 건축비 절감을 위해 저수조 확보 요건을 완화하면서 일감이 줄어든 물탱크 업계도 서서히 고사하고 있다"며 "물탱크 업계의 일자리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