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개장 첫 달 29만여명 방문 입장객 3분의 1 유료시설 관람 점심엔 직장인·오후엔 어르신들 지방 관광버스·외국인 행렬도 식물원장 “입장수입 목표달성 충분”

길쭉한 나무 위에 럭비공 만한 둥글고 검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열매가 무거워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나무 아래를 지날 때 유의해야한다. 열매는 냄새가 고약하고 독성도 있다. 맞으면 흡사 ‘폭탄’ 맞는 꼴이다. 실제 이 나무의 이름은 캐논볼트리(포환나무)다. 높이 35미터까지 자라는데 마곡 서울식물원에서 가장 값 비싼 나무다. 한그루에 8000만원이다.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해 유명한 바오바브나무는 잎과 꽃은 샐러드로, 씨는 커피콩 처럼 볶아 먹으며, 나무껍질로는 밧줄이나 작물을 만드는 등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명의 나무’다. 역시 서울식물원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서울식물원이 정식 개장과 함께 유료로 전환한 첫 달에 온실ㆍ주제원 등 유료공간을 찾은 방문자가 10만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4일 서울식물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온실ㆍ주제원 입장객은 모두 9만58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어린이ㆍ노인 등 무료 입장객이 포함된 티켓 발행 숫자다.

이 기간 열린숲ㆍ호수원ㆍ습지원 등 무료 개방 구역까지 포함한 전체 공원 입장객은 29만4000명으로, 하루 평균 1만1324명이 찾았다. 주말 일 평균 방문자는 1만6605명, 평일 일 평균은 8018명으로 파악됐다.

식물원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과 노인 등 무료 입장객이 전체 티켓 발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입장객은 유료화한 뒤 무료 시범 운영 기간 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은 “오전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아이들, 점심 때는 마곡 일대 직장인들, 오후에는 산에 다녀온 어르신들 방문이 많다”면서 “용역 결과 첫해에는 입장수입이 운영비의 22%를 차지한다고 추계하는데, 이런 방문 추세라면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시 예산 93억원이 지원된다.

이 원장은 “옛 창경원, 남산 식물원이 사라진 뒤로 서울에 이렇다 할 식물원이 없었다. 희귀한 식물들을 보고자 하는 시민의 갈증이 있었다”며 “서울에 식물원이 들어섰다고 하자, 지방에서도 관광버스 행렬이 이어졌고, 전남도, 해남군, 수원시 등 식물원을 벤치마킹하려는 지자체들이 많이 다녀갔다. 공항과 가까운 곳이라 더러 외국인들도 들러서 간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식물원을 관람하는 시민 에티켓도 많이 높아졌다. 전시된 꽃과 나무를 꺽거나 통째로 가져가는 일이 없다. 이 원장은 “2005년 서울숲 개장 때는 이튿날 신문 기사 제목이 쓰레기장 된 서울숲이었다. 그때 함께 일 했던 분들이 서울식물원 개원 행사 때 쓰레기 대책을 세우라고 조언할 정도로 뇌리에 깊이 남았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시민들이 성숙해졌다”면서 지난 일화를 꺼냈다. 그가 90년대 구청에 근무할 때만 해도 거리 조경을 위해 모아놓은 화분들이 하나씩 사라지곤 했었다는 것. 그는 “지난 겨울에 식물원 입구에 튤립 구근과 들고 가기 좋은 작은 화분들이 여러개가 있었는데,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달 1일 정식 개장한 서울식물원은 여의도 공원의 2.2배 면적에 모두 3100여종의 식물이 심겨있다.

식물원 내 온실은 온실(7999㎡)은 직경 100m, 아파트 8층 높이(최고 28m)로 세계 유일의 오목한 접시돔 형태다. 벵갈고무나무, 인도보리수, 폭탄수, 자바자두나무, 바오바브나무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쉽지 않은 식물 500여 종이 전시돼 있다. 주제정원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볼 수 있는 야외공간으로 여덟 가지 주제로 정원을 꾸몄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