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 C&C 생리대 ‘화이트’ TVCF 제작팀 인터뷰 - “생리대 광고서 금기시됐던 ‘빨간색’ 적극 사용…반응 폭발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화면을 가득 채운 빨간색 공간에서 위아래로 빨강 옷을 입은 여성이 공지 하나를 내린다. ‘제목 대규모 자궁 리모델링, 기간 일주일, 양 역대급’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공개된 유한킴벌리 생리대 브랜드 ‘화이트’의 TV CF는 강렬한 빨간색 이미지로 시작된다. 여성의 생리 전 자궁 벽에 붙어 있는 생리혈을 의인화한 광고에 여성 소비자들의 ‘격한 공감’이 이어졌다. 광고 말미에는 그동안 생리대 흡수력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해 오던 파란 용액을 빨간색 용액으로 대체하면서 현실감도 높였다. 온에어 1개월만에 유튜브 조회수 650만회를 기록하면서 대중은 물론 광고계 안팎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성 모두가 겪는 생리지만, 빨간색만은 기피하던 생리대 광고 불문율을 깬 건 광고대행사 SM C&C의 20~30대 여성 광고인들. 전초원 카피라이터(CW)와 박보령ㆍ이혜림ㆍ권혜연 아트디렉터(AD)로 이뤄진 팀은 자신의 몸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목소리를 반영한 광고를 제작했다.
전초원 CW는 “기존 생리대 광고들을 떠올리면 밝고 깨끗한 모습만 보여준다거나 공감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요즘 여성들의 공감 포인트는 무엇일까 생각하다, ‘생리 짤’도 활발하게 공유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생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을 하고 싶어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캠페인들에서는 여성의 생리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한 생리대 브랜드에서는 진짜 피를 사용해 보여줄 만큼 생리대 광고 문법이 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전 CW는 “(이번 광고에서는)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생리에 대해 유쾌하게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20~30대 여성들이 머리를 맞댄 만큼 생리에 대한 솔직한 대화도 ‘폭발’했다.
박보령 AD는 “‘생리하는 게 죄 짓는 것까진 아니지만, 왜 숨겨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스스로 방치하고 있던, 내 몸을 바라보는 태도도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제작에 앞서 타겟 소비자층인 20대 여성들의 반응을 짐작하기 위해 사전 집단 심층면접(FGI)도 진행했다.
권혜연 AD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해서 그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공감이 돼야 하기 때문에 미리 반응을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충격적이다” “이게 나온다고요?” 등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힘을 얻은 제작팀은 광고 제작에 착수했다.
빨간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광고 시안에 광고주의 첫 반응은 ‘독이 든 사과’를 받아들인 것 같았다고 했다.
이혜림 AD는 “실제 제작된 광고보다 더 급진적인 안을 가져가 더 큰 충격을 줬었지만, 광고주 반응은 매우 좋았다”면서 “이걸 너무 먹고 싶은데, 독이 들었으면 어떡하지 하는 반응이었고, 제작 과정에서 계속 조율해 나가며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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