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정체불명 신조어, 기성 정치권까지 빈번히 사용 -전문가 “지지층 결집 위한 과욕…자신의 주홍글씨 될 것”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지난 주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논란이 정치권에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저속한 인터넷정치 비속어가 여의도를 점령했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 여론 역시 정제되지 못한 정치인의 발언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을 달구고 있지만, 정치인들의 비속어 발언 논란은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과욕이 인터넷정치 비속어 남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 원내대표가 사용해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달창’은 ‘달빛 창녀단’의 줄임말이다. 지난 대선에서 자칭 ‘달빛 기사단’이라 스스로 칭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인터넷 상에서 일부가 격하한 신조어다. ‘달빛 기사단’의 주활동 무대가 각 지역 주부들의 인터넷 모임, 그리고 20대부터 40대 사이 여성과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카페 등이었던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들 ‘달빛 기사단’은 각 카페를 접수하며 반대 목소리를 강제 차단하거나 퇴거 조치하는 초강수까지 두기도 했다. …
나 원내대표 전에도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달창’이란 단어를 쓰기도 했다. 전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방송대담 직후 “문빠, 달창들이 제일 뿜었던 것은 ‘좌파 독재’라는 대목이었다”고 언급했다.
‘문슬람’ 역시 논란이 많은 단어다. 이 역시 열혈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비유한 합성 신조어다. 이 단어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통해 여의도 정치권에 회자됐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울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신도인 ‘문슬람’의 댓글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드루킹의 댓글 조작 파문이 일기 전에 “홍준표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뜨는 순간 문슬람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욕설로 도배를 한다”며 현 정부 지지층의 인터넷 활동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및 보수층을 비하하는 인터넷 용어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쓰이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 등장한 ‘토착왜구’가 대표적이다. 토착왜구는 친일파라는 뜻으로, 올해 초부터 인터넷에 자주 보이기 시작한 신조어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3월 논평에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보수층 일각에서는 올해 3월 북한 우리민족끼리 논평에 ‘토착왜구’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며, 배후를 의심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한 비속어도 정치 성향 인터넷에서 종종 사용된다. ‘나경원과 아베’를 합성한 ‘나베’, 그리고 과거 일본 자위대 공식 행사에 참여했던 것을 빗댄 ‘자위녀’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각각 보수와 진보 지지 성향이 강한 경상도와 전라도를 비하하는 ‘통구이’, ‘홍어’, 정치적 성향을 좀비에 빗댄 ‘좌좀’과 ‘우좀’도 인터넷상에서 자주 쓰인다. 이 중 ‘통구이’의 경우 과거 대구 지하철 참사를 희화화한 단어로 인터넷 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전직 대통령을 동물로 비유한 단어와 이미지 등도 인터넷을 시작으로 때로는 오프라인 방송과 정치권에서 사용되며 상대 진영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막말 이상의 저속한 말은 자신에게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 청소년들에게 너무도 부끄러운 정치권의 현주소”라고 했다.
choij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