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고용노동청 통계 분석

가해자 82%는 행정종결로 마무리 80%가 우월한 지위 이용한 상사 2030 피해자 줄고 40대 증가 추세 해임 등 2차 피해도 해마다 늘어

‘미투운동’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직장 내 성희롱은 여전히 존재하고 ‘신고해봐야 소용없다’며 참고 넘어가는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서 오늘도 직장으로 향한다.

13일 고용노동부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신고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접수건수가 2010년 62건에서 2014년 204건, 2017년에는 303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해자 행정종결(진정취소 및 시정완료)로 마무리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처리현황 결과(2017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 사건 81.5%는 가해자 행정종결로 처리됐다. 과태료 처분(15.8%), 불기소(2.3%) 등의 경미한 처분이 그 뒤를 이었다. 기소는 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여성노동회 평등의전화 상담통계를 봐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상담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2017년에는 398건으로 2016년 대비 52.5% 급증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를 통해 접수된 여성노동 상담유형을 살펴본 결과, 성희롱이 63.9%로 매우 높았다. 이어서 근로조건(11.6%), 성차별(10.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상담 중 직장 내 성희롱 비율은 2010년 16.6%에서 62.0%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80.3%는 직장 상사 및 사장 등 상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성희롱 가해자는 상사 64.2%, 사장 16.1%, 동료 10.2%, 고객 5.8%, 부하직원 2.9%, 기타 0.7% 순으로 나타났다. 행위자 분포에서 상사, 사장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직장 내에서의 우월한 지위가 성희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의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약 3분의 2는 20대와 30대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20~29세 피해자(2017년 기준)는 32.3%, 30~39세 31.2%, 50세 이상 23.7%, 40~49세 12.4%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중 20~30대는 2011년 74.6%에서 2017년 64.5%로 감소한 반면 40대 이상은 25.4%에서 36.1%로 증가했다.

이와함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중 2차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2015년 34.0%(155건)에서 2016년 42.5%(166건), 2017년 63.2%(227건)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차 피해의 구체적인 내용은 파면ㆍ해임ㆍ해고 등 신분상 불이익(28.1%) 또는 따돌림ㆍ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ㆍ신체적 손상(28.1%)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무실 밖을 나와도 여성들은 안심 할 수 없다. 연인 사이의 폭력을 뜻하는 ‘데이트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고, 가수 정준영의 단톡방 사건을 통해 불법 촬영 범죄 또한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은 집중신고기간 동안 2016년 3001건, 2017년 3078건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를 형사입건한 비율은 2016년 93.9%(2818명)에서 2017년 75.9%(2336명)로 18% 포인트 감소했다. 2017년 성별현황이 파악된 피해자 2129명 중 여성은 90.4%에 해당하는 1924명으로 확인됐다. 2016년 여성피해자 비율은 1924명, 90.4%이다. 피해유형은 연인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폭행ㆍ상해가 7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포ㆍ감금ㆍ협박(10.6%), 성폭력(1.1%), 살인(0.6%) 순이었다.

데이트폭력 여성피해자 중 64.7%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헤어짐’ 19.3%, 가족ㆍ친구 등 도움요청 15.9%, 전문상담기관 9.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찰에 신고한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또 불법촬영범죄 발생건수(2017년 기준)는 2619건으로 2013년(1728건)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불법촬영 피해자 83.4%는 여성이며 불법촬영 가해자와 아무런 관계없는 경우가 7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서 애인(4.8%), 이웃ㆍ지인(2.3%), 친구(2.1%), 직장동료(1.5%), 친족(0.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불법촬영 가해자의 재범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체 불법촬영자의 재범(동종, 이종)인원은 2017년 567건으로 2013년 400건에 비해 1.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불법촬영 가해자 중 동종 재범률(전체 검거인원 중 불법촬영 전과자)은 2013년 8.3%(100명), 2015년 8.6%(149명), 2017년 7.5%(148명)로 나타났다.

최원혁 기자/


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