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마크로젠 22년 유전자 분석 한우물 2016년 ‘한국인 표준게놈 지도’ 논문 ‘네이처’지 발표로 세계 주목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개개인 질병예측 맞춤의료 가능 국민 위한 일…규제 전면 풀어야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마크로젠 회장)은 대한민국 ‘벤처1세대’이다. 바이오, 유전자 분석 분야에서는 선구자이다.
헤럴드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지난 3일 마크로젠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움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내 마크로젠 본사에는 세계 양대 바이오-유전체 기업인 중국 BGI 그룹 왕진회장단 일행이 연구시설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한국 취재진을 향해 반가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마크로젠은 2002년 기업공개 때 ‘상장 동기’인 한국가스공사와 비슷한 규모의 공모주가 총액을 기록하면서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을 놀라게 했다.
다양한 용도의 실험용 마우스 사업(1997년~), 인간 DNA 염기서열 분석과 세계시장 진출(2002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이라는 새 성장 엔진 장착(2006년~) 등 세 번에 걸친 전환기를 순항하면서 결국 ‘한국인 표준 게놈 지도’를 완성(2016년)하고 이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하면서 세계 바이오-의료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것.
남들 같았으면, 이 엄청난 자료를 기반으로 질병 가능성이 있는 섹타들을 집중 분석해 다종다양한 신약개발에도 나설 만 한데, 서정선 회장은 ‘牛步千里(우보천리)’의 자세와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기(弘益人間:홍익인간)’ 위한 서비스맨의 마음으로 한국 바이오산업의 튼튼한 정보인프라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가격, 분석속도, 품질 경쟁력으로 글로벌 회사들을 압도하고 있는 마크로젠의 서정선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0만명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양성과 남북한 국민, 아시아인을 포함하는 1000만명 유전자 분석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시작되어야 하며, 이는 국민건강 담보, 아시아인 질병 구제, 건보 재정 건실화, 한국바이오신약의 세계 제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 회장과의 일문일답.
-영리 목적의 기업이 ‘홍익인간’ 경영철학이다.
▶ ‘70억개의 우주’로 표현되는 유전자는 국민의 것, 인류의 것이다. 유전자 분석 기업은 인류의 건강과 무병장수의 꿈을 이뤄주겠다는 강한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 마크로젠이 보유한 ‘한국인 표준 게놈 지도’는 국민을 포함한 인류의 건강과 업계의 난치병 치료 신약개발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이다. 우리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 153개국의 1만8000여 연구자 고객에게 시퀀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돈 5만원에 국민 개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주는 일(DTC)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사기업이 몇몇이 할 수는 없다. 어느 소도시의 몇달치 SOC 예산도 안되는 300억원만 투입하면, 인구비례로 뽑은 30만명 개개인의 유전자를 정밀 분석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정밀의학 실현을 위해 ‘1000만명 한반도 게놈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남한 400만명, 북한 400만명, 한반도에 사는 아시아인 200만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곧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밀의학의 효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가 바이오산업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지놈 정보와 병원 기록 등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모아 클라우드 서버에 넣고, 딥 러닝을 통해 개개인의 질병을 예측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정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개인의 질병을 예측하고 이에 기초해 생활습관 개선 및 정기적 예방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맞춤의료, 맞춤의학이다. 인류 건강의 새 패러다임임에 분명하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100만명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전체 지도를 의료에 활용하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유전체 정보가 필요하다.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10만명의 바이오 데이터 과학자를 육성하고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아시아 1000만명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앞서나가면, 국민건강 담보, 인류 질병 구제, 건강보험 재정 건실화, 한국산 바이오신약의 세계 제패 등 부대 효과가 막대하다.
-어떤 비전을 갖고 있나.
▶마크로젠은 지난 22년간 한 우물을 파면서 노하우를 축적해 임상진단 시퀀싱,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등 신성장 사업의 기반을 확대해 가면서 정밀의학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자이기도 하지만, 학계의 교수로서, 바이오협회의 회장으로서 국내의 바이오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마크로젠은 모든 인류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DTC를 포함한 정밀의학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요즘 정부 분들 만나 얘기하는 기회를 계속 만들고 있다. 한반도 게놈프로젝트의 중요성 외에도 삶과 지혜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신데렐라 동화에서 할머니 요정이 말했던 것 처럼, ‘If you wish(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일에 주저하면 신데렐라 스토리가 쓰여질 수가 없다.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는 한국바이오의 미래를 결정할, 움직일 수 없는 밀알이다.
‘반칙’의 가능성을 차단하면서도 관련 규제를 전면적으로 풀어야 한다. 마크로젠이 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이 된 이후 몇몇 기업이 추가돼 참으로 반갑다. 홍익의 대승적 마음으로 함께 차근차근 한국바이오 미래를 향한 우보(牛步)를 걸을 것이다. 국민 유전자가 주는 실증적 예언은 한국 바이오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처방전이다.
함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