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K-바이오’의 기수, 셀트리온을 닮은 여자골퍼는 조정민, 임희정, 조아연, 김아림이었다.

14일 셀트리온 주최 대회 마지막날 경기에서 이들은 강풍이라는 역경을 물리치고 모두 집념과 끈기로 ‘톱5’ 라는 영토를 개척했다.

조정민은 최종일 후반 두 홀에 세 타를 잃었지만 곧바로 두 타를 만회한데 이어, 마지막홀 버디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지난주 동갑 조아연이 우승하는 것을 보고 승부욕을 발동시킨 새내기 임희정은 사흘 내내 안정된 플레이를 보이며, ‘큰 일 낼 신흥강자’로 우뚝 섰다.

1,2라운드때 컷탈락을 걱정하던 조아연과 김아림의 선전도 빛났다. 지난주 대회 챔피언 조아연은 이날 강풍을 뚫고 6언더파의 맹타를 치며 집념의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를 기록, 일약 공동 5위에 올랐고, 6년차 김아림 역시 하루에만 5언더파를 몰아치며 조아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초대챔피언 조정민은 대회가 열린 울산 보라컨트리 클럽 11번홀 보기에 이어 12번홀 더블보기를 한뒤 잠시 낙담한다. 말 없이 캐디 오빠와 걷던 조정민을 다시 일깨운건 캐디의 엉뚱한 한마디였다.

“말 좀 크게 하지.”

샷 실수의 원인과 관련한 대화가 아닌 이 한마디가 침묵의 정적을 깬 건 이례적이다. 서로가 힘이 들땐, 이렇게라도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18번홀에 들어서면서 리더보드를 보고 만 조정민은 1m 남짓한 버디퍼트를 성공하면 우승인데 그린에 오르자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말없이 함께 라인을 탐색하던 캐디에게 이번엔 조정민이 한마디 한다.

“오빠 뭐라고 좀 궁시렁 궁시렁 거려봐.”

중대한 퍼포먼스를 앞두고 안정감을 도모하려는 팀원들의 배려하는 모습, 분위기를 바꾸려는 모습이 아름답다. 조정민은 이제 불과 스물다섯살이다.

셀트리온 기우성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세계를 뒤흔든 한국 여성 골퍼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며 국내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셀트리온의 퍼스트 무버 정신을 느꼈다”며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를 통해 셀트리온이 걸어온 도전의 역사를 되새겨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창설 대회이지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세계 최강 수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총상금 8억원을 내걸었다. 메이저가 10억원임을 감안하면 큰 대회이다. 조정민은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꾸준함을 보인 이승현과 김보아가 공동2위에 올랐고, 2000년생 강력한 신예들이 4,5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