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전남 고흥군(군수 송귀근)이 전임 군수시절 사들인 고가의 윤봉길 의사 유묵(遺墨)이 가짜라고 양심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배경엔 민주평화당 소속 송 군수가 3선 군수(2006~2018년)를 지낸 전임 박병종 군수(더불어민주당)의 실정을 들추고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지역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고흥군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분청문화박물관(두원면)에 전시할 목적으로 2015년 10억원에 구입한 항일 애국지사 유묵(생전에 남긴 그림 또는 글씨) 6점 중에서 윤봉길 의사 유묵이 최근 법정 다툼 끝에 가짜로 최종 판결됐다”고 밝혔다.
항일 애국지사 유묵 6점(글씨,족자,서첩,시문 등) 가운데 윤봉길(1908~1932) 의사가 쓴 글씨로 알고 구입한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에 대해 저명한 감정평가사 3인이 감정한 결과 전원일치 위작으로 판명됐다.
광주지방법원 재판부도 이들 3인의 감정평가사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16일 가짜로 판결했다. 윤 의사의 글씨로 알고 구입한 이 작품은 고흥군이 4억6900만원이었고 나머지 5점을 포함하면 구입가는 10억원이다.
’장부출가생불환‘이라는 뜻은, ’사내 대장부가 뜻을 품고 집을 나가서는 살아 돌아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일제 강점기 윤 의사가 집을 떠나 중국 망명길에 오르면서 독립운동에 몸을 바칠 각오로 쓴 친필로 서울 윤봉길의사기념관 전시실에도 이 글귀가 걸려 있다.
앞서 고흥군은 박병종 전임군수 시절인 2015년 11월25일 유물매도자 이모씨로부터 윤봉길, 안중근, 안창호, 김구 선생 등 항일 애국지사 6인의 유묵 6점을 10억원에 유물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4억원에 잔금 6억원은 2회에 걸쳐 나눠 지불키로 약정했다.
그러나 다수의 군민들로부터 별다른 연고가 없는 고흥군에서 거액을 들여 독립운동가 유묵을 사들인데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자 2차 잔금 3억원 지급을 미뤄왔다.
약속된 잔금지급이 미뤄지자 이번에는 유물매도자가 ’매도대금 지불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양쪽 법정다툼만 일어나는 등 난맥상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7월 군수가 바뀌자 이번에는 군청에서 유물매도자 이씨를 상대로 유묵매도 계약금 4억원을 되돌려달라며 법원에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이다.
지난해 9월 유물감정위원 3명은 항일독립운동가 유묵 6점 가운데 만장일치 위작으로 판명된 윤 의사의 작품 외에 나머지 5점에 대해서도 3명 중 2명이 위작으로, 1명은 진본으로 감정했지만 법원에서는 6점 가운데 윤 의사 글씨 1점만 생전 윤 의사 필체를 본뜬 가짜글씨로 판명했다.
고흥읍 주민 신모씨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송 군수가 비만 오면 비가 줄줄 샌다며 군수 집무실을 휴대폰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공개하는 등 전직 군수와 현직 군수의 오기싸움이 빚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