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부처별 사업 접수…대규모 국채발행 불가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가 미세먼지와 경기 하방리스크 대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가재정법이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추경 요건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재원 조달, 국회 심의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특히 정부의 지출 확대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에서 이번 추경을 위해선 대규모 국채 발행과 이에 따른 국가부채 증가가 불가피한 상태다. 야당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또다시 국민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째 지속되는 추경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추경 ‘속도전’에도 불구하고 실제 편성에서 국회 심의 및 집행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3주 이내에 추경 편성을 완료하고 이달 25일 정부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해당 부처별 사업 발굴과 요구 사업에 대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추경은 ▷미세먼지 대응 ▷수출ㆍ투자 등 경기 하방리스크 완화 ▷위기지역과 서민경제 지원 등 3개 부문에 초점이 맞춰진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첨단 측정ㆍ감시 장비의 도입,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등 배출원별 저감조치 지원 확대, 각급 학교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기정화시설 및 청정기 보급 확대 등이 주요 사업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규모는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경기 하방리스크 완화와 실물경제 개선을 위해선 수출금융 보강과 유망 벤처기업 지원 강화, 국내 관광인프라 개선 등이 주요 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 부진한 기업 투자를 보완하기 위해 노후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안전투자 확대도 검토되고 있다.
민생지원 분야에서는 고용ㆍ산업위기지역에 대한 지원 연장 및 확대, 고용ㆍ소득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청년ㆍ중장년ㆍ노인 등에 대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추경 요건부터 논란이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남발을 막기 위해 그 요건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미세먼지 부문의 경우 이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한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해 추경 편성의 근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경기 하방리스크 완화나 민생지원을 위한 추경에 대해서는 법률상 요건에 부합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심각한 일자리 부진을 근거로 내세울 수 있지만, 국가재정법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경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게는 4조~5조원, 많게는 8조~9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낙연 총리와 홍남기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에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9조원 이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세수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재원을 조달하려면 대규모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상태에서 부담이다. 이런 난관들이 많아 정부가 서둘러 추경안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집행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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