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연합회, 평가 거부 서울시교육청, 제출시한 연장
#. 서울 A중학교 3학년 학부모 김선영 씨(42·서울 강남구)는 지난주 학교 진학상담을 진행했다. 김씨는 “자율형사립고 진학을 준비했지만 최근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놓고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간 갈등으로 혼란스럽다“며 ”중학교 선생님들도 상황이 어떻게 될 모른다고 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세 자녀를 둔 박소영(41·서울 마포구) 씨는 연일 교육 뉴스 검색에 여념이 없다. 박씨는 “얼마전 사립유치원 문제로 셋째 아이 유치원을 옮겼는데 중3 큰 아이 진학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뭐 때문인지 한 시도 바람 잘날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지역 자사고와 교육당국이 재지정 평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면서 애꿎은 고입 수험생과 학부모들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3곳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외에도 자사고 우선선발권 폐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예정돼 있어 고교 입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치원부터 자사고, 대입정책 등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이 혼란스럽다보니 “자녀를 무슨 기준에 맞춰 교육을 시켜야 하지 가늠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지난 1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론전을 이어가며 팽팽히 맞섰다. 시교육청은 “자사고 측의 평가 집단 거부를 용인하지 않겠다. 자사고의 거부로 평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사고 지위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사고는 5년마다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를 받는데 70점인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올해 서울지역 재지정 평가 대상은 경희ㆍ동성ㆍ배재ㆍ세화ㆍ숭문ㆍ신일ㆍ중동ㆍ중앙ㆍ하나ㆍ한가람ㆍ이화여ㆍ이대부ㆍ한대부고 등 13곳이다.
이들 학교는 재지정 평가의 첫 단계인 자체 평가보고서를 집단으로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자 시교육청은 제출 기한을 오는 5일까지로 연장하고 이마저도 따르지 않으면 자체 보고서 없이 평가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자사고교장연합회는 시교육청 간담회 직후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자사고 교장들은 “평가 지표가 도달 불가능한 기준으로 가득 차 있다. 평가 지표의 개선 없이는 평가 일정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자사고 정책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일반고와 입시 동시 실시’가 들어가 있다. 조희연 시교육감도 ‘자사고 외고 일반학교 전환’을 지난 교육감 선거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처럼 교육당국과 자사고간 갈등으로 고교 입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당초 시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오는 6월말 안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행명령 등을 거치면 8월이 돼서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자사고가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둘러싼 헌재 판결까지 예고돼 있어 고입 전형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재지정 평가 논란 등 자사고 외고 폐지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 학부모들의 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폐지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사고 외고 선호도가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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