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체납으로 국민연금 제대로 받지 못할 판 취약계층, 노후 사회안전망에 구멍…대책마련 시급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경남 양산에서 플랜트 회사에 다니는 50대 중반 A씨는 얼마전 사업장이 국민연금을 11개월이나 체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자신의 월급에서는 매달 국민연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갔는데 사업주는 보험료를 체납한 것이다. 2015년 4개월을 포함해 사업주 체납액이 총 15개월에 250만원에 달했다. A씨는 나중에 연금을 받을때 체납으로 연금이 줄어들게 불보듯뻔하지만 마땅한 구제수단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 가운데 이처럼 사업장 체납으로 나중에 연금을 제대로 받지못하게 되는 근로자가 연간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일 국민연금 등 4대보험을 통합징수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들어 보험료 체납통지를 받은 근로자는 1월 7만8126명(사업장수 2만4077개), 2월 7만5415명(2만4054개), 3월(28일 기준) 8만3227명(2만5547개) 등으로 최근 3개월간 월평균 8만명에 달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00만명에 육박한다.

4대 보험 중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은 급여에 따라 산정된 보험료를 사업자와 근로자가 반반씩 부담하고 산재보험은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는데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은 사업장이 체납하더라도 근로자가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근로자가 매월 연금을 납부하고도 나중에 사업장 체납 기간만큼 연금혜택이 줄어드는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하는 처지다.

국민연금법에는 사용자가 체납할 경우 체납기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을 근로자의 가입기간으로 적용한다는 규정만 있을뿐 낸 만큼 돌려받지 못하게 돼 연금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장치는 없다. 특히 체납 사업장 근로자 상당수가 취약계층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노후 사회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다.

체납 사업장 압류가 그나마 현실적 방안이지만 체납 사업장이 대부분 부도 상황이거나 부도 직전에 몰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피해액을 정부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 근로자들이 정부가 나서서 형사고발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기관들은 잘못된 선례를 남길까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에서 뒤늦게 피해 근로자 구제책을 마련 중에 있으나 효과와 속도면에서 더디기 짝이 없다. 국민연금 체납 사실과 가입내역 등을 적극적으로 안내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체납 사업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책임을 묻는 법 개정을 이제야 논의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납 사업장 근로자들이 대부분 보호가 필요한 분들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다”며 “관계기관 등과 논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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