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지난해 4월1일 공동유해발굴 시작키로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 응답 없어
-합의된 4월1일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도 보류
-6개월간 착착 지켜졌던 합의이행, 최초 불이행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은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남북 공동유해발굴 사업을 남측만 별도로 시작하기로 했다.
남측은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인원 구성을 완료하고, 북측 응답을 기다렸지만 끝내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군사합의서에는 2월 말까지 남북 양측이 인원 구성을 완료해 통보하고 4월 1일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개최된 북미정상회담 영향으로 우리 측은 3월 6일 북측에 인원 구성을 통보했고, 북측은 그 이후로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다.
우리 측은 일단 약속대로 4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의 일환으로 남측이 별도로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작업은 지난해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사전 준비작업으로 진행된 지뢰제거 작업 지역을 더 확장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유해가 발굴되면 지난해처럼 수습하고 별도의 감식 작업 등을 거칠 예정이다.
30일 국방부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MDL 이남 지역에서 지난해 실시한 지뢰제거 작업과 연계해 추가 지뢰제거 및 기초 발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9.19 군사합의서에서 합의된 화살머리고지 일대 남북 공동유해발굴 작업의 사전 준비작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비록 준비 차원이기는 하지만, 남북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작업 과정에서 유해로 보이는 곳에 깃발 등으로 표식을 하고 인근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굴토까지 하는 기초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살머리고지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담당할 육군 전방부대는 4월 1일부터 유해발굴에 착수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측은 지난 18일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상태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양측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되려면 공동작업을 위한 규정과 절차를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함께 유해를 발굴하는 등 전 과정을 남북이 함께 할 것인지, 유해 발굴은 따로 하고 그 외 감식 등의 과정을 함께 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 작업이 진전되려면 남북이 일단 만나 이런 다양한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측의 군사회담 개최 제안에 대해 북측은 역시 묵묵부답인 상태다.
이 회담에서는 남북 공동유해발굴 외에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민간인 자유왕래, 비무장지대(DMZ) 전 지역 GP(감시초소) 철수,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 등 남북의 핵심 군사현안이 대부분 다뤄질 전망이다.
남북은 역시 군사합의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을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북측 응답이 없어 이를 뒤로 미루기로 했다.
우리 측 민간선박의 한강하구 진입은 당분간 보류된다.
다만, 내달 1일 계획된 김포시 주관 ‘한강하구 시범항행’은 남측 구역인 김포 전류리 포구에서 한강하구 입구까지 실시된다.
군은 언제든 북측이 응답해올 경우 즉시 남북 공동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만약 4월 1일 남북 공동유해발굴, 한강하구 자유항행이 실현되지 못하면 지난해 남북 군사합의 이후 사실상 최초의 합의 불이행 사항이 발생하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