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대회의실 [헤럴드DB]
경사노위 대회의실 [헤럴드DB]

사회적 합의 첫결실 탄력근로제 확대 본위원회 의결 또 무산 연금개혁, ILO협약, 한국형 실업부조등 사회적합의 과제 산적 정부 개혁정책 사회적 합의 중시 되려 개혁추진 동력까지약화 사회적 대화 무용론, 폐지론도…대통령 결단 국회서 처리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어렵사리 이뤄낸 ‘사회적 합의 1호’ 탄력근로 확대마저 본위원회에서 최종 의결이 무산되면서 위기에 빠졌다. 사회적 합의에 이르고도 본위원회 의결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국민연금 개혁,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건보 보장성 강화 등은 사회적 합의조차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결정의 핵심축으로 떠오른 경사노위가 ‘제자리걸음’하면서 덩달아 개혁 추진이 겉돌고 있다.

경사노위는 지난 11일 3차 본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이 불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못했다. 이 바람에 탄력근로제 개선, 한국형 실업부조,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응 등 사회적 합의를 최종 의결하는데 실패했다. 사회적 합의 1호라고 경사노위가 선전한 탄력근로확대 조차 노·사·정이 (본위원회 차원의) 전체적인 사회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의제별 위원회 발족도 무산됐다.

경사노위는 결국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탄력근로제 논의 경과를 국회에 제출하고 이날 본위원회에서 소수 위원의 보이콧으로 위원회가 공전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탄력근로 확대가 어렵게 도출한 첫 사회적 합의라는 상징성 등을 고려해 조만간 4차 본위원회를 열어 의결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사노위의 파행이 길어져 4차 본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확대 말고도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핵심 의제에 관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 중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못지않게 노·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제로, 노사관계 개선위 논의도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연금개혁 특위도 공익위원 권고안을 발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활동 시한인 오는 4월 중으로 국민연금 개혁 방안에 관한 노·사·정 합의에 도달할 계획이다. 경사노위 산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장시간 노동 근절과 안전 문화 정착 방안을 논의중이며 과로사 방지법 제정을 위한 합의 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이콧 사태로 모두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경사노위가 삐걱 거리면서 사회적 대화 무용론에, 폐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만큼 대통령이 결단하고 법대로 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어 “여야 합의로 탄력근로 확대한다고 해놓고 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더 힘들어지고 경제가 더 망가질수 있다”며 “대통령이 결단하는 단호한 모습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 대화를 만능통치약으로 생각하거나 모든 걸 사회적 대화로 풀려고 하는 건 어리석고 오히려 혼란만 부른다”며 “지금껏 투쟁으로 모든 걸 얻어온 노동계가 협상으로 주고받는 사회적 합의에서 뭘 내놓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뜨거운 감자라고 해서 노사를 들러리로 세우는 건 옳지 않다”며 “의견을 충분히 듣되 결론은 정부가 내리고, 책임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