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서 본 한국당 전대 기류
TK 민심 바로미터 ‘1강 2중 구도’ 피부로 계파에 무관심…보수 살릴 인물에 몰두
“황교안이가 친박이라 밀어준다꼬? 에헤이, 대구 민심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데이.”지난 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이선자(60ㆍ여) 씨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의 2ㆍ27 전당대회 출마 이후 시선몰이를 이어가는 데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황 전 총리가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해도 대구에서 주목 받았을 것을 확신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보수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조인택(59) 씨도 “황 전 총리는 공안 검사부터 통합진보당 해체까지 확실한 가치관을 보였다”며 “이른바 TK(대구ㆍ경북)가 반길 조건을 상당수 갖춘 인물”이라고 했다.
1강 2중 구도. 황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등이 당권을 건 혈투가 한창인 때 서문시장에서 느껴진 분위기다.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TK(대구ㆍ경북) 민심의 바로미터다. 이날 만난 상인과 방문객 모두 계파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친박ㆍ비박(비박근혜)ㆍ친홍(친홍준표) 등에 연일 시끄러운 국회와 다른 모습이다. 오직 흐릿해진 보수의 자존심을 살릴 인물 탐색에만 몰두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들 상당수는 황 전 총리에 호의적인 말을 했지만, 추후 검증 과정에서 힘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임한수(45) 씨는 “(황 전 총리에겐)병역 논란이 끝까지 붙는다”며 “이회창도 결국 그 문제로 무너졌는데, 황 전 총리가 이를 극복할 지 의문”이라고 했다. 직장인 이도형(51) 씨는 “모범생 외모와 차분한 목소리, 흥분하지 않는 태도 등 보수의 품격을 갖췄다”며 “다만 비슷한 이미지의 반기문처럼 잽 몇 방에 비틀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두 사람은 지난달 25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오 전 시장에겐 확장력, 홍 전 대표에겐 투쟁력이 있다는 데 점수를 주는 분위기였다.
상인 조모(65ㆍ여) 씨는 “오 전 시장이 가장 젊고 참신한 이미지여서 젊은 층에게 호소력이 클 것 같다”며 “무상급식 파동 때 확인됐듯, 신념도 있는 인물이라 밀어줄 만 하다”고 했다. 상인 이경준(49) 씨는 “손혜원에 김경수까지 여당을 몰아부칠 일이 가득한데 야당은 뭘 하느냐”며 “홍준표처럼 강한 추진력이 있는 인물이 적격”이라고 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시장직을 내던진 데 대한 책임론, 홍 전 대표는 ‘막말’ 이미지와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등이 약점으로 언급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책임당원은 현재 약 32만명 수준이다. 이 중 대구에만 약 10만명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014년 김무성 의원이 대표로 오를 때도 대구 책임당원의 입김이 강했다”며 “이번에도 대구 민심, 특히 서문시장 민심이 당락을 가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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